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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of life - Books & Movies

리얼 스틸 가족애 그린 로봇영화 속 텍사스 이모저모~

by 헨리맘 2020. 12. 2.

Si-Fi 영화인데 배경은 촌스러웠던 리얼 스틸(Real Steel)을 다시 볼 기회가 생겼다. 그땐 알지 못했는데 첫 장면부터 보이는 배경이 꽤 익숙한 게 아닌가. 로봇 복서가 등장하고 현란한 디바이스로 로봇을 조절해 복싱 경기를 하는 미래를 그린 이 영화 속 배경은 바로 "텍사스"였다. 2011년에 출시한 이 영화가 그린 미래는 게다가 2020년이다. 

 

전직 복서, 지금은 돈만 생기면 복싱 경기에 출전시킬 로봇을 사러 돌아다니는 찰리가 처음 등장하며 저 멀리 풍력 발전기가 보이는 드넓은 시골길을 달린다. 로봇을 실어 나르는 엄청나게 큰 트럭을 몰고 다니는 찰리는 엑스맨에서 울버린으로 잘 알려진 휴 잭맨(Hugh Jackman)이 연기했다. 덩치가 커서 큰 트럭과 잘 어울리던 휴 잭맨은 연기할 때 가끔 하는 그의 애드립이 영화를 살리는 명장면이 되기도 한다 들었다. 연기도 잘하는데 센스까지 있는 배우인가 보다.

 

거칠고 급한 성격의 찰리의 첫 로봇은 로데오(Rodeo) 복싱 경기(미래 버전으로 로봇 vs. 소의 대결)에 나간다. 찰리의 로봇이 소에게 보기좋게 당하며 완전히 망가지는 경기장에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 환호하는 구경꾼들 상공 위로 텍사스 주 국기가 펄럭이고 있었다. 

 

한편 아들 맥스를 만나게 되고 맥스를 보호하는 댓가로 받은 돈으로 찰리는 또다시 로봇을 사지만 역시 막무가내로 경기에 나가 결과는 참패였다. 맥스가 쓰레기 더미에서 우연히 발굴한 로봇 아톰을 데리고 함께 복싱 경기에 출전하며 이 둘의 관계는 회복되며 서로 점차 가족이 되어가는 모습이 그려진다. 귀여운 고집쟁이 11살 아들 맥스는 연신 닥터 페퍼만 마시는데 로봇 전력 증진을 위해 밤낮으로 힘찬 노력을 기울인다. 어느새 찰리와 맥스는 다른 듯 닮은 부자가 되어 한 팀이 되는데 어딘가 모자라 보이지만 두 부자의 매개체 역할을 한 로봇 복서 아톰도 한 몫 단단히 하는 리얼 스틸이다.

 

그럼 이 영화 속에 나온 (반가워서 밑줄 쫙~그은) 텍사스 이모저모에 대해 간단히 짚고 넘어가도록 한다.

 

 

텍사스는 재생 에너지인 풍력 발전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주이다.

 

찰리가 큰 트럭을 몰고가는 길가 풍경은 흡사 텍사스 바닷가 근방으로 갈 때의 도로를 연상시킨다. 드넓은 도로변에서 보이는 풍력 발전 시설(Wind Farms)은 바람의 운동 에너지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신재생 에너지이다. 

 

 

 

 

첫 장면인 풍력 발전기 보이는 드넓은 도로

 

 

 

땅덩이가 넓어 대규모 풍력 발전 시설 건설이 용이한 텍사스는 미국 내 풍력 발전에서 선두를 달리는 주로 오일&가스, 석유 산업의 메카인 텍사스의 색다른 면모이기도 하다. usatoday.com에 따르면 텍사스에 설치된 풍력 용량은 세계 5위 국가 규모 수준이라 한다. 환경을 생각하는 재생 에너지의 광범위한 활용에 보다 앞장설 텍사스 더 먼 미래도 기대해 본다.

 

 

 

이미지 출처: usatoday.com

 

 

 

소타는 로데오(Rodeo) 경기는 텍사스의 전통적인 문화 축제이기도 하다.

 

로봇 복서와 소와의 대결이라니. 너무 텍사스 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로데오를 가보면 길들여지지 않은 소를 사람이 타고 얼마나 버티는지가 관건인 경기를 한다. 휴스턴에선 매해 The Houston Livestock and Rodeo 축제가 열리는데 매해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행사로 텍사스의 대표 문화 행사 중 하나이다. 상금 규모도 매우 크고 이런 로데오에 출전하는 소들은 최고 품종이자 명품으로 판정받은 소들이라고 한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이 행사가 취소되면서 초창기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무지 등으로 인해 경기 취소에 대해 여기 사람들의 많은 원성이 있었던 걸로 안다.

 

(예전에 로데오 출전 소를 키우는 지인이 있어 가족과 함께 로데오 경기를 구경하러 간 적이 있다. 음...재미 보다는 소를 타고 버티기 위해 애쓰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 참가자들, 등 위의 불청객을 떼내려 애쓰는 소들 둘다 안쓰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닥터 페퍼(Dr. Pepper)는 텍사스에서 만들어진 아주 오래된 음료이다.  

 

꼬마 맥스는 영화에서 줄곧 닥터 페퍼만 마신다. 로봇 아톰 연구를 위해 밤을 샐 때뿐 아니라 낮에도 자주 맥스 손에 들려 있는 음료 캔은 닥터 페퍼이다. 밤을 지샌 맥스와 어느덧 공동운명체 한 팀이 된 찰리 옆엔 맥스가 마신 듯한 닥터 페퍼 캔이 한가득인 걸 볼 수 있다.

 

 

 

맥스 작업 공간 내 가득한 닥터 페퍼 캔들

 

 

한 팀이 된 아빠와 아들~

 

 

 

이 닥터 페퍼는 texasstandard.org에 의하면 1885년 텍사스 Waco 지역 내 약사가 개발한 음료가 시초가 되었다. 미국 내 코카콜라보다도 오래된 전통 있는 음료라 해서 텍사스 관련 스토리/뉴스 등에 꼭 등장하기도 한다. 텍사스 대표 햄버거 체인인 Whataburger에는 심지어 닥터 페퍼 쉐이크가 메뉴에 있다. 먹어봤는데 굳이 안 먹어봐도 될 맛이긴 해 비추한다.  

 

(여담이나, 여전히 내겐 닥터 페퍼는 텍산의 음료라기 보다는 한국에서 대학생 때 카페에서 시켜 먹던 고급/혹은 멋부리는 음료였던 그때의 잔상이 깊다. 당시 카페에서 커피보다는 닥터 페퍼를 시켜 얼음이 잔뜩 든 잔에 따라먹는 게 나름 유행이었다. 촌스럽던 그런 시절이다.^^)  

 

 

끝으로 아이러니하게도 텍사스를 배경으로 그린 리얼 스틸의 실제 촬영지는 미시건주였다고 한다. (thecinemaholic.com 참고) 익숙한 텍사스 모습이라 생각했던 장면이 가본 적도 없는 미시건에서 만들어졌다니. 약 십 년 전 올해를 배경으로 그린 영화 리얼 스틸의 최대 반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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