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의 발단]
일주일 전 오랜만에 책에 대한 포스팅을 올렸다. 미국에 살게 되며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국책을 읽을 기회가 적다. 늘 "현재 사는 곳 문화"에 맞춰 살자주의여서 여기 있는 좋은 책도 다 못 읽어 아쉽다. 단지 한국에서 공수해온 그 책을 읽고 포스팅한 건 신랑의 유시민 극찬을 믿어서였다. (신랑과는 달리 난 유시민 팬이 전혀 아니나 그저 그가 매우 스마트하단 것만 인정했다.)
그 책 내용이 다소 어두워 정반대로 밝고 재미있던 넷플릭스 홈에딧 시리즈와 엮어 글을 포스팅했는데 그 다음 날 급감한 방문자 수를 발견했다. 포스팅한 날은 대개 글을 안 쓴 날에 비해 방문자수가 더 많은 편이고 그날은 포스팅을 하고 얻은 최저 방문자수였던 것 같다. 그땐 내 블로그와 너무 어두운 내용은 역시 어울리지 않는구나 하고 말았다. 사실 방문자 수에 연연치 말아야지 하면서도 평균 방문자수를 훨씬 밑돌면 포스팅글에 대해 은근히 신경을 쓰게 되는 게 블로거의 일상이 아닌가 싶다. 난 대단한 블로거도 아니고 소소하게 일평균 100~200명 방문자수인 블로그이지만 말이다.
[블로그 저품질 상황 파악]
크게 신경쓰지 않다가 블로그 방문통계/유입경로가 평상시와 달라진 걸 알게 되었다.
딱 그 책 포스팅한 날부터 다음 검색 "0건", 갑자기 검색을 왜 안할까 싶어 유입어를 다음 검색에 찾아보게 되었다. 일부 검색 시 최상단에 위치하던 포스팅글들이 싹 다 사라져 버렸다. 페이지를 넘겨도 넘겨도 내 글은 나오지 않았는데 그 글들은 나름 공들여 썼던 포스팅이어서 늘 검색되어 소소하게 읽혀진다는 게 감사하기도 뿌듯하기도 했었다.
그제서야 아~ 이런게 블로그 저품질 걸렸다는 상황이구나 직감이 왔고 이래저래 해결책을 찾아보니 너무 다양했다. 심지어 해결이 안된다는 분들도 있어 심기가 불편해지기 시작했고 지난 번 애드센스 코로나 무한루프에 빠졌던 기억까지 떠오르며 블로그 글 100개 쯤 쓰고 그냥 이렇게 접으며 끝이 나는구나 싶었다.
블로그가 저품질이 되면 다음에서 블로그를 검색 시 사이트가 나오지 않는다. 만일 내 경우처럼 포스팅한 글만 보이고 사이트는 나오지 않는다면 상업적 혹은 유해한 내용 등을 봇이 걸러 검색을 막아서라 한다.
[해결 과정]
(1) 다음 고객센터 이용
후기들을 참고해 먼저 다음 고객센터를 이용해 하단 "검색" 카테고리 내 "검색등록" 서비스 신청 및 문의하기 메일을 남겼다. 이때 문제의 글로 추정된 포스팅은 비공개로 전환하였다.
금새 메일 답변이 왔다. 받자마자 짜증이 확~!!! 보류 사유 중 어떠한 것도 해본 적이 없는데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인가. 모든 포스팅 다 내가 스스로 작성한 글들이었는데, 이런 답변을 받으니 기계에 농락당한 기분과 아울러 전투 태세 돌입, 다시 문의하기 메일을 다음 고객센터에 남겼다. 대신 글에는 흥분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상황을 설명하려 애썼다.
(2) 카카오 고객센터 추가 확인
이후 카카오톡 친구 검색에서 "카카오 고객센터"를 검색해 상담원과 대화를 시도했다. 다음 고객센터 처리 메일을 기다리는 시간을 단축해보고자 한 건데 카카오고객센터 상담원 채팅은 즉시 해결 서비스는 아니었다. 아마도 매뉴얼이 상담 접수 시에는 상황 파악, 이후 이슈 해결 후 재응대 처리 방식이었을 듯 하다. 카카오 고객센터 상담톡을 하며 이슈 및 다음 서비스센터 문의 및 사이트 등록 보류에 대해서도 함께 알렸다. 내 블로그가 검색이 되고 있는 걸로 확인된다며, 결국 추가 검토 후 답변을 주겠다고 했다.
[저품 이슈 종결]
한국과 시간대과 맞지 않아 감정적인 상태로 잠에 들었다. 하루 지난 뒤 아침에 확인해 보니, 정상 재수집되었다는 카카오톡이 와있었다. 추후 다음서비스센터에서도 동일 답변 메일 및 사이트 등록 신청 완료 관련 메일을 받았다. 이후 다음 검색에서 검색어 유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재수집 처리 관련 답신을 보니, 상업적 글을 썼던 게 아니니 내 글은 "품질 정책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되어 알고리즘에 의해 미노출되었던 거였다.
드디어 하루 동안 속 썩이다가 해결! 후련하면서도 그간 내 블로그에 쌓인 정이 참 많았구나 새삼 느낀 하루였다. 또한 이 블로그 세상 속에는 지나치게 어두운 내용의 글은 맞지 않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 책을 추천한 신랑은 내게 미안해 했고, 그 책 작가분께는 내가 괜히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냥 다 유명인인 유시민 탓으로 돌리는 걸로 난 아름답게(?!) 마무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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