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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은 왜 11월 화요일에 치러질까?

by 헨리맘 2020. 11. 5.

어제 화요일, 2020년 미 대선이 치러졌다. 개표 초반부터 두 후보는 치열한 백중세를 보였다. 역사상 최대 우편투표가 진행되었다 하는데 선거 관련자들은 밤샘 개표 작업 후 오늘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특히 선거일 3일 후까지 도착하는 우편투표까지 인정한 펜실베니아주의 경우 이번 주 금요일이 되어야 최종 윤곽이 나온다. 텍사스에서는 휴스턴 및 댈러스, 어스틴, 샌안토니오 등 대도시가 속한 일부 카운티에서 바이든이 승리했으나 전통적인 레드 색상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텍사스주 현 개표 현황 (이미지 출처: nytimes.com)

 

 

 

현재처럼 주중에 선거를 치르게 된 건 1845년부터라 한다. (history.com 참고) 당시 대선일을 11월의 첫 번째 화요일로 제정하는 연방법이 통과되었는데, 이전에는 12월 첫 수요일 전 34일 내 주별로 원하는 시기에 선거가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럴 경우 사전 투표 결과가 미리 알려져 막판 선거 참여율이나 최종 선거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지가 커 현재와 같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흥미롭게도 11월의 화요일로 정했던 큰 이유는 당시 시대적 상황과 관련이 있다.

 

먼저, 왜 화요일인가?

 

19세기 미국 사회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그 당시 1800년대 미국인 대다수는 주업이 농업인 농경 사회였다. 게다가 투표소와 먼 거리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투표를 하려면 꼬박 하루 이상 이동해야 했다고 한다. 대부분 일요일은 교회에서 보내니 주말을 피하고, 농부들의 장날 (Market Day)인 수요일 역시 피해 정하다 보니 편의상 일요일을 보낸 후 첫 화요일이 선거날로 정해지게 되었다 한다.

 

굳이 대선일이 11월에 있는 이유는?

 

이 역시 농경 사회 문화가 관련이 깊다. 봄과 여름에 선거를 치르면 곡식 재배 시기를 방해할 우려가 있고 늦여름이나 이른 가을에 선거를 치르면 추수 시기와 겹칠 수 있다. 결국 추수가 끝나기 전이자 혹독한 겨울이 오기 전인 11월 초 늦가을, 이 시기가 편의상 바쁜 농사일에 구애받지 않고 편히 선거에 참여할 수 있는 때라 낙점된 것이다.

 

(아울러 함께 떠오르는 건 여담이지만, 미국 학생들의 여름 방학은 장장 세 달이 넘어 긴 편이다. 이 역시 예전 농사를 지으며 살던 시절 정해진 여름 방학이 그대로 이어져서라 한다. 자녀들이 농가 내 부모님의 농사일을 돕는 든든한 보조 일꾼이던 시절이 미국도 있었다.)

 

옛 농경 사회 때 정해진 선거일이 산업화 및 정보화 사회를 거친 현대에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어찌 보면 현시대와는 안 어울리는 듯도 싶다. 대선일이 공휴일인 곳은 델라웨어(Delaware), 하와이(Hawaii), 뉴욕(New York), 뉴저지(New Jersy) 및 푸에토리코(Puerto Rico) 연방이라 한다. 그래서 선거가 용이하도록 대선일 날을 연방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움직임이 있다고는 한다.

 

텍사스주의 경우 대선일인 어제 화요일은 공휴일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어제 저녁 유난히 차량 운행이 많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일 마치고 선거하러 가는 인파 때문이었던 게 아닌가 싶다. 올해 코로나로 인해 사전투표가 1억 명은 넘었다는데, 우편 투표율이 가장 높았던 해리스 카운티(Harris County: 휴스턴 내 가장 큰 카운티)의 경우 드라이브 스루 방식 투표를 무효로 해달라는 공화당의 소송이 있기도 했다. 당파 싸움이 시민들의 소중한 선택을 묵살시키는 데 쓰인다는 데 좀 놀라긴 했다. 텍사스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누가 되건 결과에 승복하는 깔끔한 대선 마무리가 있었으면 좋겠다. 대선 판도를 보여주는 지도를 보며 블루, 레드로 조각조각 갈라진 미국의 모습이 썩 달갑지는 않다. 2020년 11월 화요일의 선택이 두루두루 좋은 방향으로 나갔으면 한다.

 

 

 

2020년 대선 개표 현 시각 현황 (이미지 출처: Smart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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