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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of life - Books & Movies

Crying in H Mart 속 엄마 정미, 그녀는 Lovely!

by 헨리맘 2021. 11. 10.

한참 전에 사두곤 이제야 읽기를 끝낸 Michelle Zauner (미셸 자우너)의 Crying in H Mart. 다 읽고 작가가 더 궁금해져 인스타 팔로잉을 했다. 자유로운 영혼임을 짐작케 하는 작가의 인스타 속에서 찾은 꼬마 미셸 옆 젊은 시절 그녀의 엄마 사진 두 장을 접했다. 이미 책을 통해 너무 익숙해져 흡사 알던 사람인 듯 느껴져 더 반가웠다. 그리고 젊은 그녀는 예뻤다.

 

Memoir(회고록)를 읽으며 작가의 엄마, 정미의 삶 속에서 어릴 적 내 외할머니 모습을 찾기도, 혹은 미국에 현세대에 살고 있는 한국인 엄마인 내 모습이 투영되기도, 때론 아들 초등학교 때 한국인 거의 없던 시골 동네 살던 생활도 상기되며 여러 감정 이입이 있었다. 그만큼 작가가 아주 솔직하게 글을 썼고 책 속 내용을 굳이 미화하지 않아도 가끔은 거칠게 표현한 일상들이 오히려 공감이 되었다. 

 

 

 

 

국수 가락이 H를 연상시키는 책 표지~

 

 

 

 

처음 책에 대해 들었을 땐 H Mart가 제목이 들어가니 한국인 작가겠구나 했는데 막상 작가의 이름에선 한국인의 흔적이 없었다. 역시 겉표지로만 내용에 대해 알 수 없듯이 책을 읽으며 작가는 한국인 엄마, 미국인 아빠 사이 태어났고 자라며 한국인/미국인 사이 정체성에 대한 고민 속 스스로도 한국인의 흔적 찾기를 무수히 해온 걸 알 수 있었다.

 

예상치 못한 이른 엄마의 죽음을 맞으며 그녀는 여러가지 한국 음식 요리에 심취하는데 특히 매주 재료를 사다 김치를 만들던 그녀의 일상에서는 애잔함이 느껴졌다. 김칫속을 채우며 슬픔을 치유하는 듯한 그녀를 보며 하늘에서 그녀의 엄마는 어떤 생각이셨을지, 가슴 뭉클하셨을지 궁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엄마의 죽음 후 작가는 뮤지션(Japanese Breakfast)으로 성공을 거두게 되고 이 책도 출간한다. 개인적으로 외할머니께서 어릴 적 위암으로 돌아가셨기 때문에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는 스토리를 원래는 읽고 싶진 않았다. 글 내용 중, 작가는 H Mart에서 "If I’m being honest, there’s a lot of anger. I’m angry at this old Korean woman I don’t know, that she gets to live and my mother does not. "란 생각을 한다. 꽤 어린 나이에 엄마를 잃었으니 그렇겠구나 싶었는데 또한편으로는 늘 친정 엄마께서 당신은 친정 엄마가 너무 일찍 돌아가셔서 꼭 오래 살아 우리 딸 옆에 있어 줄 거라 다짐했다던 말씀이 떠올랐다. 

 

있을 때 잘하란 말이 있듯이, 미셸 이 친구는 엄마와 잘 맞지 않고 꽤나 반항하던 본인의 사춘기 시절을 후회하기도 한다. 오랫동안 엄마와의 거리를 둔 후에서야 아니면 엄마가 돌아가신 후에서야 느꼈을지 모르겠어도 분명한 건 그녀의 엄마 못지않게 그녀도 엄마를 가슴 깊이 사랑했었다는 점일 것이다. 책 속 몇 가지 인용문을 끝으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을 내년 여름 뵐 생각에 설레며 글을 마친다. 내년이면 한국을 어언 5년 만에 가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늘 변화하는 다이내믹한 나라이지만 너무 많이 변해 낯설게 느껴지진 않길.

 

 

"There was no one in the world that was ever as critical or could make me feel as hideous as my mother, but there was no one, not even Peter, who ever made me feel as beautiful."

 

"In fact, she was both my first and second words: Umma, then Mom. I called to her in two languages. Even then I must have known that no one would ever love me as much as she would."

 

"To be a loving mother was to be known for a service, but to be a lovely mother was to possess a charm all your 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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