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ies of life - Books & Movies

"What Alice Forgot," 미국판 82년생 김지영 영어소설 (Updated)

by 헨리맘 2020. 8. 6.

(초창기에 썼던 관련 글 내용이 너무 없이 포스팅했길래, 수정해 재포스팅합니다.^^ )

작년에 영화로 개봉되며 화제가 된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 실제로 내가 알던 김지영이던 친구들도 꽤나 여러 명이다. 일부 내용은 공감도 되고, 반면 82년생이면 나보다 어린데 이건 이건 내가 살던 때보다 훨씬 더 전에 일어난 일 아닐까 의구심이 드는 부분도 있었지만 나름 좋은 시도를 한 소설이었다고 본다.

 

"82년생 김지영"이라고 생각되는 미국판 영어소설이 떠올라 소개해본다. 

 

 

"What Alice Forgot" (한국판 제목: 기억을 잃어버린 앨리스를 부탁해)

 

 

 

다르지만 닮은 듯한 두 소설

 

 

현재 39살, 자녀가 셋, 남편과는 이혼 소송 중인 완벽주의자 Alice가 어느 날 기억상실증에 걸려, 10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29살 때로 돌아간 얘기이다. 저자는 Liane Moriarty(리안 모리아티)인데, 글이 쉽게 읽혀지는 문체라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는 영어소설이다. 내용도 재미있고, 읽으면서 내가 경험한 미국의 엄마들의 일상생활이 그대로 그려져 공감도 되었다.

 

한편 한국 소설 "82년생 김지영"의 여주인공은 결혼 이후 자녀 출산과 함께 경력을 단절하고 전업맘으로 살게 되며 겪는 에피소드와 그로 인한 육아 스트레스 등을 겪게 되는데 이를 한편으로는 과장되게, 또 한편으로는 현실적으로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What Alice Forgot"의 주인공 Alice(앨리스)는 기억을 잃어버리고 10년 전 행복했던 신혼 초기로 돌아가게 된다. 남편을 사랑하고, 첫 애를 임신하고 있던 Alice는 10년 후 운동에 집착하며 매사 완벽주의자를 지향하는 세 자녀의 헬리콥더맘으로 변해 있었다. 소설은 10년 간 왜 그녀가 그렇게 억척스러운 모습으로 변했던 건지를 보여준다.

 

두 소설 다 육아로 인한 "엄마"의 역할을 갖게 되며 달라지는 여성의 삶에 대해 "82년생 김지영"은 첫 아이 출산 이후의 가족 이야기를, "What Alice Forgot"은 미국에서 흔한 세 자녀를 둔 가정의 이야기로 풀어냈다. 여성은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는 말이 있지만, 그 말에 걸맞는 "어머니"가 되는 건 사실 쉽지 않고, 처음부터 엄마 역할이 쉬운 사람은 없을 것이다. 

 

내 경험에 비추면, 아이를 낳고 산부인과에서 산후조리원으로 옮겨서 지내던 약 2주일 간의 시간 동안 이미 애를 낳았던 몇몇 친구들이 살짝 원망스럽던 기억이 난다. 난 그 친구들의 귀여운 애기들 모습을 봤지만, 엄마가 되기 위한 그 친구들의 노력에 대해서는 한 번도 들은 적이 없어서였다. 울음으로 모든 걸 표현하는 아이, 밤중 수유, 애가 자는 동안의 유축, 젖 먹는 시간 기록해 두기 등이 정말 태어나서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점점 적응이 되며, 비로소 나도 "엄마"가 되어 갔지만 다행히도 난 바로 옆에서 도와주시는 친정 엄마가 계셨다.

 

미국에 와서는 종종 한국인 가정도 애가 셋이 있는 집이 있었는데, 다들 정말 바빴다. 애들을 챙겨주는 것 뿐 아니라, 방과 후 활동이 많은 경우는 애들 별로 선호가 다를 테니 각기 다른 활동을 했다. 그러면 엄마는 애들 별로 예컨대, 첫째 아이는 댄스, 둘째는 수영, 셋째는 축구 등의 활동별로 시간에 맞춰 자동차 라이드를 했다. 그녀들은 스케줄이 겹치는 날은 하루 종일 사방팔방으로 운전을 했으니 듣기만 해도 숨이 차기도 했다.

 

소설 속 김지영은 열린 결말로서 나는 그녀가 현명하게 가정을 잘 이루어 나갈 거라 기대했는데, 이 소설 속 Alice는 자녀들과 친하지 않은 엄격한 엄마의 모습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기억을 잃고 자녀들과도 점점 가까워지며 서서히 행복한 가정의 모습으로 바뀌는 걸 읽는 것은 흐뭇한 일이었다. 

 

참고로 저자 Liane Moriarty는 HBO 시리즈 중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 등이 주연했던 빅 리틀 라이즈 (Big Little Lies) 드라마 원작 소설 작가이기도 하다. 빅 리틀 라이즈는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해변가 중산층 동네에서 펼쳐지는 초등생 엄마들의 일상생활 속 숨겨진 가정 폭력, 싱글맘의 현실 등을 다룬 TV 드라마이다. 난 몇 년 전 시즌 1만 봤는데 실제 나도 초등생 엄마일 때 봐서 더 공감도 되고,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예쁜 엄마들로 나오는 니콜 키드먼, 리즈 위더스푼을 보는 것도 반가웠다.

 

저자의 소설 중 "The Husband's Secret"도 읽어봤는데, 이 소설은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는데 쉽게 읽히는 영어소설을 찾는다면 이 소설도 추천한다. 미국판 "82년생 김지영"이 궁금하다면 "What Alice Forgot"은 가볍고 재미나게 읽을 수 있어 강추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