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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ies of life - Books & Movies

아들의 책 읽는 즐거움?! 헨리가 꼽은 책 베스트 3

by 헨리맘 2020. 7. 1.

아들은 미국에서 2학년 봄학기(1월에 시작)부터 학교를 다녔다.

 

첫날 학교에 보내 놓고는 얘가 영어도 못 알아듣는데 학교 생활을 잘 마치고 올지 걱정이 태산이었는데, 학교 마치고 로비에서 만난 헨리는 "오늘 어땠어?" 하는 엄마의 질문에 "응, 엄청 재미있었어." 했다. 다행히 활달하고 씩씩한 아들은 낯선 나라 학교 생활에 잘 적응했고, 학교 가는 걸 늘 재미있어 했다. 

 

특히 어느날, "엄마" 하며 아들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한 표정으로 "여기 애들은 카펫 시간 (클래스 앞 쪽 카펫이 깔려있는 공간: 선생님은 이 곳에 애들을 모아 놓고 수업을 하기도 함)에 누워 있을 수 있어!" 했다.

 

한국에서 항상 책상 아래 반듯한 자세로 앉아야 한다 교육받았던 헨리에게 학교에서 누워 선생님 수업을 듣는다는 건 꽤나 충격적이었던 것 같다. 사실 나도 미국에서 초등학교 시절을 보낸 게 아니니, 모든 게 생소했고 그때 당시 2학년 담임 선생님과 얼마나 메일을 많이 주고받았는지 모른다. 지금 생각하니 귀찮을 수도 있을 메일에 바로바로 답해줬던 2학년 선생님이 지금도 참 감사하다.

 

 

 

클래스 티셔츠 차림 헨리와 2학년 샘 Mrs. Watt (Mar, 2015) 

 

 

사실 헨리는 어릴 적에도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아이였다.

 

예전 내가 직장맘이던 시절, 퇴근해 돌아오면 아들내미는 책 하나를 꼭 빼들고 왔고 그때마다 난 나름 재미있게 구연동화하듯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엄마가 제일 책을 재미있게 읽어준다며, 아빠도 할머니, 할아버지도 말고 책 읽는 건 꼭 엄마랑 해야 한다던 아들의 꼬꼬마 시절이 있었다.

 

아마 헨리가 한국어로 된 책보다 영어로 된 책에 흥미를 가지고 많이 읽기 시작한 때는 3학년쯤이었던 것 같다.

 

미국은 각 그레이드별 도달해야 하는 리딩 레벨이 있어, 리딩 수업을 통해 선생님이 애들 수준을 체크하고 모니터링한다. 아들은 2학년 때 당연히 영어를 모르니 또래보다 낮은 F레벨로 시작했지만, 3학년 때에는 또래 애들 수준만큼, 4학년 이후로는 또래 애들보다 훨씬 높은 레벨로 발전했다. 특히 3학년 땐 리딩 레벨 테스트가 있는 날이면 아들은 아침부터 들떴고, 매번 한 단계씩 올라가는 레벨에 크게 기뻐했다. 

 

 

 

헨리의 학년별 리딩 레벨 변천사 (2학년-3학년-4학년 순)

 

헨리가 꼽은 초등생 시절 해리포터 다음으로 좋아했던, 여전히 소장 중인 닌자 시리즈 1~10권

 

 

그러던 아들의 책읽는 모습은 중학생이 되며 점점 보기 드물어졌다. 아들 말로는 "해리포터" 같은 책만 있다면 자기가 맨날 책을 읽을 텐데 그만한 책이 없는 게 잘 안 읽는 이유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가 닫고 시간도 많아지며 아들이 가끔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반갑긴 하다. 여전히 책 읽는 즐거움 보다는 브롤 스타(Brawl Stars:아들이 즐겨하는 온라인 게임)와 YouTube 보기에 더 열을 올리기는 하지만...

 

아들에게 지금껏 읽은 책 중 베스트 3를 꼽으라 해봤다. 나름 왜 좋아하는지 이유를 대는 헨리가 참 컸구나 또 한 번 느꼈다. 

 

 

 

베스트 1: Harry Potter and The Cusred Child (해리포터 저주 받은 아이)

 

"해리포터 전체가 다 재미있지만, 8권이 제일 좋은 이유는 모두가 좋아하고 영웅 취급 받는 해리와는 반대 성향을 가져 좀 다른 취급을 받는 해리의 아들, 알버트가 더 끌려서라고 함. 게다가 해리의 적이던 말포이의 아들과 알버트가 절친이 된다는 게 헨리에겐 매우 인상적인 작가의 한 수라 평가."

 

헨리는 해리포터 5까지는 한국어로, 그 이후부터는 영어로 읽었다. 나도 회사 다닐 때 해리포터 책을 처음 접하고 너무 재미있어서 당시 독일인가 출장 가던 비행기에서 한 잠도 안 자고 가는 동안 몇 권을 다 읽었던 기억이 난다. 

 

 

 

베스트 2: A Monster Calls (몬스터 콜)

 

최근 읽은 이 책은 헨리가 꽤 감동을 받았는지 며칠 간 내게 와 자주 설명하던 책이다.

 

"판타지 픽션을 읽으면 보통 선악이 매우 뚜렷한데, 이 책은 제일 선한 자도 악한 자도 없으며 누구나 악하고 선한 성향이 모두 있다는 걸 보여주고, "모든 건 너의 선택으로 이루어진다"는 게 헨리에게 특히 인상적이라 함. 상황이 거칠고 어렵더라도 모든 건 너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레슨을 주는 책인데, 사춘기 소년 헨리의 마음에 콕 와 닿나 봄." 

 

 

 

(사실 베스트2는 여전히 닌자 시리즈라고 하나, 지금 생각해보니 내용이 참 유치하다며 웃는다. 일단 그건 리스트에서 뺐다.)

 

베스트 3: between shades of gray (회색 세상에서)

 

"보통 어려운 시대적 환경을 보여주는 책이거나 나치즘 등을 다룬 소설 대부분은 여러 방식의 고통을 너무 많이 다뤄 읽기 힘든 경우가 많음. 반면 이 책은 고통을 어떻게 극복하고 살아남는지, 주인공들이 살아남기 위해 얼마나 극한의 노력을 하는지, 어떻게 서로 뭉치고 돕는지 등을 보여줘서 인상적이었다고 함. 게다가 악인인 줄로만 알았던 캐릭터가 나중에 보면 사람에겐 양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반전 캐릭터였다는 점도 좋았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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