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열흘 전 최초로 텍사스주 Covid 19 일일 확진자 수가 4,000명이 넘더니, 거의 매일 5,000명이 넘고 있다.
(언제면 신규 수치를 체크하지 않는 날이 올까...)
텍사스주는 신규 확진자 수치를 카운티(County: 주보다는 작고 도시보다는 큰 개념)로 나타내는데, 휴스턴을 끼고 있는 가장 큰 카운티인 Harris County가 항상 선두에 있었다. 어제 확인한 수치에서 느닷없이 Bexar County에서 1,200명이 나왔길래, 어디인가 보니 아름다운 샌 안토니오(San Aantonio)가 있는 카운티이다.
샌 안토니오는 서울의 약 2배쯤 크기로 텍사스에서 규모가 작다. 휴스턴에 이사 와서 다들 텍사스가 처음이라 하면 이 곳, "샌 안토니오"에 꼭 가볼 것을 추천했다. 가보니 아기자기하고 강가를 낀 특색있는 풍경이 예쁜 도시여서, 텍산(Texan: 텍사스 사람을 지칭)들이 왜 이 도시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았다.
특히, 난 샌 안토니오 도심 한 복판 강 위에 조성된 리버워크 몰(River Walk Mall)에 모여 요가를 하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유연성이 없어 예전에 한국에서 요가를 배울 때 요가 선생님께 큰 웃음을 드리며 매우 힘들게 자세를 따라 하던 내 모습도 문득 떠올랐다. 만일 이런 곳에서 배웠다면 왠지 없던 유연성이 생겼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강 위에서 요가하고 있는 그들의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미국에서 살며 느끼는, 한국과는 크게 다른 점 중 하나는 자율성이 매우 크다는 거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마스크가 필수가 되었지만, 일부에서는 마스크를 낄지 말지는 사실 개인의 자유이지, 국가가 강제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심지어는 제일 처음에 자동차 안전벨트에 대한 의무 규정이 생겼을 때도 미국인들의 저항이 매우 컸다 한다. 그 이유는 내 차에서 벨트를 맬지 말지를 왜 국가가 강제하느냐 하는 게 반발 논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간혹 내 자유보다는 정해진 규칙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잘 지켜야 한다고 한국에서 교육 받았던 나로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볼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한편 길게 줄을 서서 들어가는 길가 나무가 싱그러웠던, 텍사스의 산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알라모(The Alamo)는 텍산이라면 꼭 한 번은 가보는 곳이기도 하다.
텍사스는 최초 인디언의 땅에서 출발해 스페인 식민지를 거쳐, 멕시코가 스페인에서 해방되며 멕시코 땅이 되었다. 알라모 전투는 텍사스 독립 전쟁의 일환으로 당시 텍산 180명이 요새였던 알라모 이 곳에서 멕시코군 1,800명에 맞서 싸우다 거의 전멸했던 전투이다. 당시 그 전투에 참가한 이들은 정규군도 아니고 발런티어로 모집된 주민들이었다고 한다.
이 전투에서는 졌지만, 텍산은 항복하지 않았고 당시 산타 애나라는 멕시코 리더가 이끌던 멕시코군을 이후 전투에서 격퇴하고 독립을 쟁취하였는데, 이때 "Remember the Alamo!"를 외치며 전투를 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텍사스 공화국 (Republic of Texas) 또는 론스타 공화국 (Lone Star Republic)을 세웠고 이후 미합중국에 병합되었다.
마치 명량대첩 때 300척이 넘는 왜군에 맞서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했던 그 시절 왜군 침략에 맞써 치열하게 싸웠던 조선 사람들을 생각하면 텍산의 애국심에도 저절로 감정이입이 될 듯하다.
마침 학교에서 텍사스 역사를 배우고 있던 헨리는 줄을 서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엄마, 아빠에게 알라모 전투와 텍사스 역사를 열심히 설명했다. 사실 알라모 자체의 볼거리는 크게 많았던 건 아니지만, 아들이 학교에서 배운 역사적 현장을 직접 함께 본다는 건 좋은 체험이었다. 아울러 알라모 안팎의 나무가 싱그러워 여유롭게 산책하는 느낌도 들었다.
찾아보니, 알라모는 5월 중순부터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나중에 어느 좋은 날 또 한번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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