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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xar County, 샌 안토니오 알라모(The Alamo)

by 헨리맘 2020. 7. 2.

약 열흘 전 최초로 텍사스주 Covid 19 일일 확진자 수가 4,000명이 넘더니, 거의 매일 5,000명이 넘고 있다. 

 

(언제면 신규 수치를 체크하지 않는 날이 올까...)

 

텍사스주는 신규 확진자 수치를 카운티(County: 주보다는 작고 도시보다는 큰 개념)로 나타내는데, 휴스턴을 끼고 있는 가장 큰 카운티인 Harris County가 항상 선두에 있었다. 어제 확인한 수치에서 느닷없이 Bexar County에서 1,200명이 나왔길래, 어디인가 보니 아름다운 샌 안토니오(San Aantonio)가 있는 카운티이다.

 

샌 안토니오는 서울의 약 2배쯤 크기로 텍사스에서 규모가 작다. 휴스턴에 이사 와서 다들 텍사스가 처음이라 하면 이 곳, "샌 안토니오"에 꼭 가볼 것을 추천했다. 가보니 아기자기하고 강가를 낀 특색있는 풍경이 예쁜 도시여서, 텍산(Texan: 텍사스 사람을 지칭)들이 왜 이 도시를 사랑하는지 알 것 같았다. 

 

특히, 난 샌 안토니오 도심 한 복판 강 위에 조성된 리버워크 몰(River Walk Mall)에 모여 요가를 하고 있던 사람들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 유연성이 없어 예전에 한국에서 요가를 배울 때 요가 선생님께 큰 웃음을 드리며 매우 힘들게 자세를 따라 하던 내 모습도 문득 떠올랐다. 만일 이런 곳에서 배웠다면 왠지 없던 유연성이 생겼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강 위에서 요가하고 있는 그들의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미국에서 살며 느끼는, 한국과는 크게 다른 점 중 하나는 자율성이 매우 크다는 거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마스크가 필수가 되었지만, 일부에서는 마스크를 낄지 말지는 사실 개인의 자유이지, 국가가 강제할 수 없다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심지어는 제일 처음에 자동차 안전벨트에 대한 의무 규정이 생겼을 때도 미국인들의 저항이 매우 컸다 한다. 그 이유는 내 차에서 벨트를 맬지 말지를 왜 국가가 강제하느냐 하는 게 반발 논리였다고 한다.

 

그래서 간혹 내 자유보다는 정해진 규칙은 모두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잘 지켜야 한다고 한국에서 교육 받았던 나로서는 다양한 각도에서 상황을 바라볼 기회를 가진다는 것이 좋은 경험이기도 하다. 

 

 

인상 깊게 리버워크몰에서 요가하던 자유로운 영혼들 (June, 2019)

 

 

한편 길게 줄을 서서 들어가는 길가 나무가 싱그러웠던, 텍사스의 산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알라모(The Alamo)는 텍산이라면 꼭 한 번은 가보는 곳이기도 하다.

 

텍사스는 최초 인디언의 땅에서 출발해 스페인 식민지를 거쳐, 멕시코가 스페인에서 해방되며 멕시코 땅이 되었다. 알라모 전투는 텍사스 독립 전쟁의 일환으로 당시 텍산 180명이 요새였던 알라모 이 곳에서 멕시코군 1,800명에 맞서 싸우다 거의 전멸했던 전투이다. 당시 그 전투에 참가한 이들은 정규군도 아니고 발런티어로 모집된 주민들이었다고 한다. 

 

이 전투에서는 졌지만, 텍산은 항복하지 않았고 당시 산타 애나라는 멕시코 리더가 이끌던 멕시코군을 이후 전투에서 격퇴하고 독립을 쟁취하였는데, 이때 "Remember the Alamo!"를 외치며 전투를 하였다고 한다. 그 결과, 텍사스 공화국 (Republic of Texas) 또는 론스타 공화국 (Lone Star Republic)을 세웠고 이후 미합중국에 병합되었다. 

 

마치 명량대첩 때  300척이 넘는 왜군에 맞서 이순신 장군이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 했던 그 시절 왜군 침략에 맞써 치열하게 싸웠던 조선 사람들을 생각하면 텍산의 애국심에도 저절로 감정이입이 될 듯하다.

 

마침 학교에서 텍사스 역사를 배우고 있던 헨리는 줄을 서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동안 엄마, 아빠에게 알라모 전투와 텍사스 역사를 열심히 설명했다. 사실 알라모 자체의 볼거리는 크게 많았던 건 아니지만, 아들이 학교에서 배운 역사적 현장을 직접 함께 본다는 건 좋은 체험이었다. 아울러 알라모 안팎의 나무가 싱그러워 여유롭게 산책하는 느낌도 들었다. 

 

찾아보니, 알라모는 5월 중순부터 문이 굳게 닫혀 있다. 나중에 어느 좋은 날 또 한번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이다. 

 

 

 

 

알라모 안 쪽에 있던 선인장, 이런 건 꼭 만져봐야 하는 아들

 

푸릇푸릇 리버워크와 이어지는 오른쪽이 알라모 쪽으로 통하는 계단

 

리버워크를 거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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