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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t-eats, Must-visits, & Must-sees

판다 익스프레스와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주문

by 헨리맘 2020. 7. 9.

내가 본 미국인들은 생각보다 간단히 아침식사를 했다. 식사로 계란, 빵, 시리얼에 주스, 커피 한 잔이 전부이다. 영화에서처럼 혹은 식당 브런치 메뉴처럼 베이컨, 포테이토 요리에 채소, 과일, 샐러드까지 곁들인다는 건 집에선 다소 거창한 일이다. 

 

특히 제일 손쉬운 시리얼은 마트에 한 코너를 가득 채울 만큼 종류도 많고, 애들이나 어른 할 것 없이 많이 먹는 듯하다. 미국인 친구가 언제 자기가 고등학생일 땐 아침에 시리얼 한 그릇을 먹고도 너무 배가 고파 그냥 한 통을 다 퍼먹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난 그 말에 공감이 갔다.

 

간단한 아침식사 거리로 시리얼을 먹어보려 했지만, 늘 먹어도 허기진 느낌이 남아 시리얼은 아침이 안 되는 걸로 난 결론지었다. 게다가 어른들을 위한 오가닉 시리얼은 어찌나 맛이 없는지 모른다.

 

점심식사 역시 신랑 말로는 회사에 다들 샌드위치나 레프트오버(Leftover: 먹다가 남은 음식) 등을 싸와 간단히 먹는다 했다. 난 학교 수업을 참관할 일이 있어 대여섯 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 선생님들도 집에서 싸온 샌드위치나 스낵을 자기 데스크에 앉아 간단히 먹었다. 또한 친구 신랑은 한국음식 위주 도시락을 회사에 싸가는데, 그 음식 냄새 때문에 보통 주차장에 세워놓은 자기 차에서 식사를 한다 했다.

 

한국처럼 회사 점심시간이 식사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잡담도 하는 그런 문화가 미국은 아닌 듯하다. 

 

한편 온 가족이 이사 오기 전 해에 신랑은 출장을 많이 갔는데, 이 사람은 전형적인 한국인 입맛(=음식은 무조건 매워야 한다)이다. 그러니 밍밍한 샌드위치가 입에 맞을 리 없던 건 당연하다. 일단 샌드위치는 찬 음식인 데다가 점심시간이면 주변에 다들 먹고 하니 먹긴 했지만, 이틀까지는 먹어도 삼일 째부터는 속에 탈이 나더라 했다.

 

그때 신랑을 구제해줬던 식당이 바로 오늘 얘기해 볼 "판다 익스프레스 (Panda Express: 미국식 패스트푸드 중식당)"이다. 여긴 나름 맵고 짠 한국 음식 맛과 유사한 듯한 메뉴가 여럿 있다. 판다 익스프레스를 발견한 뒤로 신랑은 점심 식사하러 가는 길이 그렇게 기뻤다 한다. 

 

특히 판다 익스프레스 같은 패스트푸드점은 건물 안으로 들어가지 않은 채 밖에서 드라이브 스루(Drive-Thru: 차로 운전해가며 음식을 주문해 받는 형태)로 음식을 살 수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테스트를 위해 한국에서 드라이브 스루를 도입했다고 들었지만, 여기는 빠른 주문을 하고 간단히 차에서 식사할 수 있는 장점이 미국인들에게 크게 어필한 듯 하다.

 

Carrentals.com에 따르면 프랜차이즈별 드라이브 스루 매장은 어딜 가나 정말 많은데,  패스트푸드점 매출의 약 70프로를 차지할 정도라 한다. 항상 비어있는 인기 없는 프랜차이즈 식당의 드라이브 스루도 코로나 19 이후 Stay Home 기간 동안은 줄이 꽤나 늘어서 있는 걸 볼 수 있었다.

 

판다 익스프레스뿐 아니라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점이나 스타벅스 같은 커피숍 등 다른 드라이브 스루도 다 동일한 주문 방식이다.드라이브 스루 시 친절히 설명되어 있는 메뉴판 사진을 보고 음식을 주문하면 되니 많은 영어가 필요 없다. 헨리뿐 아니라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대중적 메뉴는 "오렌지 치킨(Orange Chicken)"이다. 만일 살짝 매운 한국스러운 맛을 원하면 신랑이 선호하는 콩 파오 치킨(Kung Pao Chicken)"을 추천한다. 

 

다만 베스킨라빈스는 아이스크림점 특성답게, 인사말을 "Hello, scoop, scoop,...." (scoop: 아이스크림 푸는 둥근 숟가락) 이런 식으로 익살스럽게 인사하기도 하고, 스타벅스는 주문 후 가끔 "Can I have your name, please" 하고 이름을 물어보는데, 주문한 커피를 건넬 때 "Thank you, 누구야"하며 이름을 불러준다.

 

 

 

1. 주문을 위해 매장 뒤편 Drive Thru 레인을 따라 들어서 줄을 먼저 선다.

 

 

2. "Order Here(주문은 여기에)" 이 지점에서 창문을 열고, 메뉴에서 골라 음식을 주문한다.

 

 

3. 좀더 앞으로 가면 이런 윈도우가 나오는데, 여기서 결제한 후 음식을 받는다.

 

 

간단히 말해, 차로 레인에서 줄 서 기다린 후 차례가 되면 먼저 주문을 하고, 돈을 결제하고 음식을 받는다.

 

그런데 드라이브 스루 주문을 할 때, 건너편 오디오로 소리가 나오기 때문에 얼굴을 보고 얘기하는 게 아니라서 가끔은 정차를 스피커와 너무 멀리 해 혹은 어떤 연유에서건 직원이 주문을 잘 못 알아듣기도 해 당황할 수 있다. 네이티브가 아닐 땐 특히 얼굴이 안 보이는 상대방이 내 말을 잘 못 알아들을 때 더 말이 꼬이기 마련이다.

 

만일 판다 익스프레스를 이용한다면 음식 주문 외에 두 가지만 추가로 기억하면 될 듯하다. 판다 익스프레스는 음식 주문 전에 뭘 주문할래 이전에 뭐라 뭐라 다른 얘기로 보통 인사를 시작하고, 전체 금액을 알려주기 전에 또 뭐라 뭐라 물어본다. 

 

 

1. 음식 주문 전, "Welcome to Panda express." 뒤 제일 먼저 직원이 물어보는 건 "신메뉴 먹어볼래?" 혹은 "샘플 먹어볼래?"이다. 

 

"Would you like to try our new  menu of something (보통 신메뉴 이름)"

"Would you like (to try) a sample?"

 

싫다면 No, thank you. 하고 바로 주문으로 넘어가면 된다. 먹어보고 싶다면 Yes, I like it. Yes, Please 대답하면 된다.

 

 

2. 주문을 다 하고, 주문한 음식과 전체 금액 확인 전 "(어디에) 도네이션 할래?" 또는 "센트(.##) 단위만 올림해도 (올림한 금액만큼 도네이션해도) 되니?"하고 묻는다.

 

"Would you like to donate to the charity of something (e.g: the Children's hospital, etc)"

"Would you like to round up your order amount?"

 

역시 싫다면, No. 하면 되고 Maybe next time. 붙여도 된다. 도네이션 하고 싶다면, Yes, please round up. 대답하면 된다.  이럴 경우 만일 음식값이 $10.28이었다면, 센트 단위를 올림한 값인  $11을 내게 된다. 미국애들은 보면, 대부분 No 하니 그냥 마음의 부담 없이 No 해도 그만이다.

 

 

끝으로, 이 쪽 텍사스 매장 드라이브 스루를 방문할 일이 생긴다면 "Howdy"란 인사말을 특히 많이 들을 수 있을 텐데, 이건 "안녕하세요"하는 남부 쪽 사람들이 쓰는 반가운 인사말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urbanDictionary 참고)

 

 

*이건 여담인데, 전에 살던 동네에 미국인 남편과 중국인 아내 커플이 있었다.

 

주말이면 이 집은 중국인들이 다니는 교회를 다녔는데, 예배를 본 후 교회에서 주는 음식은 늘 중국 음식이었다 했다. 미국인인 백인 남편은 주중 하루와 주말 교회 가는 날만 되면, 교회에서 아내와 함께 중국 음식을 먹었지만, 집에 오면 꼭 혼자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었다 했다. 샌드위치 먹은 날 퇴근 후면 꼭 저녁에 "김치"를 꺼내 먹던 신랑과 이 미국인 남편 모습이 사뭇 다르면서도 어쩜 그리 똑같은지 듣고 빵 터졌던 기억이 난다.

 

김치와 샌드위치, 문화는 달라도 살아가는 모습은 늘 서로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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