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tories of life - Books & Movies

영어소설이 영화로 (2) 스릴러

by 헨리맘 2020. 7. 18.

"또라이 총량 보존의 법칙"이라고 들어봤을 것이다. 어딜 가던 세상에 또라이는 총합은 같으며, 정말 악의 축인 또라이가 있을 경우도 있고 반면, 주변에 어떤 또라이도 보이지 않다면 내가 또라이인 거라고 했다.

 

늘 반전이 있는 스릴러 소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 세상에 봐도 어디 없을 왕또라이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도중에는 전혀 의심하지 못한채 서서히 그 책에 빠져들고 심지어는 재미가 커서 책을 놓지 못하는 경우가 크다. 

 

난 원래 잠이 많은 편이라 9시면 잠에 드는 어린이였지만, 초등학교 때 책을 읽다가 밤을 새웠던 기억이 한번 있다.

 

그 책은 다름아닌 애거서 크리스티의 "쥐덫"이란 책이었는데 마지막이 궁금해서 손에서 책을 놓을 수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눈이 벌겋게 밤을 샜던 것 같다. 추리소설은 다 읽고 나서야 범인이 누구인지 알게 되고, 그제서야 하나둘 안 맞던 퍼즐 조각을 완성하는 전율이 있어 매력적이다. 그래서 늘 이런 추리소설을 한번 써보고자 하는 로망이 있지만, 난 그런 훌륭한 작가가 되기엔 모자라 대신 그런 책을 즐겨 읽는다. 

 

영어소설에 입문한다면, 추리소설류로 시작하는 건 좋은 방법일 수 있다. 내용의 전개가 빠르고 반전의 재미가 늘 있어, 책의 흡입력이 좋아 추천한다. 다만 이런 류의 소설은 마음에 안드는 결말을 맞이할 때가 종종 있는데, 다 읽은 후에 100m 달리기 전력 질주를 하다 결승점에 도달해 갑자기 멈춰선 느낌 같은 게 들어 허무할 때가 있다.

 

예전에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영화를 보러갔을 때의 일이다.

 

친구들과 시간이 늦어 중간쯤 영화를 보러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자마자, 좀비들이 화면 전체를 날아다니는 장면이 나와 너무 놀라며 영화를 보고 있었다. 웬 걸 좀 지나고 나니, 엔딩 크레딧이 올라갔다. 그래서 결론을 미리 다 안 채로 우리는 허무하게 그 다음 시간을 기다려 보지 못한 앞 부분을 보고 영화관을 나왔다. 과장하자면, 마치 식스 센스(The Sixth Sense) 영화가 유행일 때 영화 보기도 전에 "브루스 윌리스가 유령이었어"라고 누가 소리를 지르고 가는 바람에 잘 만든 영화의 반전을 미리 알고 김 빠지게 영화를 보는 느낌과 비슷할 거라 본다.

 

내가 본 영어소설 스릴러 장르 중, 영화화된 영어소설 3편을 스포일러 없이 간단히 소개하려 한다. 

 

 

The Girl on the Train (기차 안 그녀/한국판 영화명: 걸 온 더 트레인)

 

이 책은 손에서 떼질 못하고 읽던 책이다. 당시 2015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자 goodreads (온라인 도서 추천 사이트)에서 2015년 스릴러 장르 1등에 뽑혔던 책이다. 스릴러 책은 늘 그렇듯이 호불호가 좀 갈리는데, 내가 좋아하는 런던이 배경으로 나와서 더 좋아했는지 몰라도 꽤나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다. 기억이 맞다면, 책 속의 배경에는 런던답게 비가 많이 내린다. 

 

영화화되었을 때 주연을 맡은 에밀리 블런트(Emily Blunt)의 섬세한 연기력이 좋은데,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주인공의 얄미운 선배로 나왔던 그녀가 초췌하고 우울한 모습의 또다른 얼굴을 보여주니, 역시 연기자는 천의 얼굴을 가졌나보다 했다. 에밀리 블런트의 영국식 영어와 다른 연기자들의 미국식 영어가 섞여서 나온다. 소설만큼 영화가 스릴 넘치지는 않았지만 소설을 읽은 후 비교 차원에서 보는 정도로 괜찮을 것이다.

 

 

 

 

 

 

Gone Girl (사라진 여인/한국판 영화명: 나를 찾아줘)

 

또다른 여자가 주인공인 스릴러 소설이다. The Girl on the Train 소설 보다 알고보니 일찍 출간되었는데, 내가 접했던 건 훨씬 뒤였다.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이자, 2012년 goodreads 스릴러 장르 1등이었다. 당시 누가 이 책을 추천해 읽었는데, 책은 쉽게 빨리 읽히고 재미도 있다. 다만 이 책이 바로 100m 달리기를 전력질주하다가 결승선에서 갑자기 멈춰선 느낌이 다소 드는 소설이었다. 다 읽고나서 허무하면서, 소설 속의 틈이 자꾸 생각나는 그런 책이었다. 타임 킬링용 책으로 추천한다. 

 

영화에는 주인공의 남편으로 벤 에플랙(Ben Affleck)이 나오는데, 소설에서 묘사했던 남자 주인공과는 내겐 잘 매칭이 되지 않아서인지 난 왠지 그의 연기에는 몰입이 잘 안되었다. 반면, 여주인공은 적절했고, 전체적으로 유명한 연기자들이 대거 포진해 소설과 흡사하게 지루하지 않은 영화였다.  

 

 

 

 

 

Room (방/한국판 영화명:룸)

 

앞선 두 편과는 좀 다른 소설인데, 이 책을 함께 소개할지 말지 좀 고민했다. 5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춰 글이 시작되고, 엄마와 아들이 주인공이다. 소설의 제목처럼 그들은 작은 "방"에서 수년 간 감금생활을 한다. 재미로 읽기엔 내용이 무겁고 읽으면서 불편한 책이어서, 좋았던 책은 아니다. 

 

영화는 소설보다 훨씬 좋았다. 아이를 연기하는 아역 연기자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일품인데, 영화가 그나마 소설을 살린 느낌이다. 88회 아카데미 베스트 작품상과 아울러 엄마 역할을 한 브리 라슨(Brie Larson)은 여우주연상을 탔다. 그녀는 주인공 캐스팅 논란을 겪었던 어벤져스 시리즈의 캡틴 마블(Captain Marvel) 주연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