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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t-eats, Must-visits, & Must-sees

미국 곳곳 한국 맛집 (1)

by 헨리맘 2020. 7. 20.

한식이 귀한 미국 시골에 오랜기간 살다보니, 우리 가족은 여행을 갈 때면 그 지역의 맛집 보다는 한식집을 찾게 되었다. 그리고, 그걸 찾는 담당은 우리집에서 늘 "내가" 되었다. 

 

난 매사를 좀 미리 계획하고 잘 정리하는 성향이 있지만, 여행을 갈 때는 대충 따라가는 타입이었다.

 

어릴 적 우리 가족은 차를 타고 함께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그때마다 아버지는 항상 꼭두새벽에 출발을 하셨다. 하지만, 늘 운전을 하시는 아버지 빼고 온 가족 모두 가는 동안 다시 잠들었고 편안하게 자다 깨면 늘 목적지에 도착해 있었다. 아버지는 여행 전에 미리 여행 책자를 구비해, 지도, 경로, 숙소 등을 사전에 다 꼼꼼히 공부하셨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를 비롯한 나와 동생은 그런 아버지만 따라다니면 즐거운 여행이 늘 펼쳐졌다.

 

대학생 땐 유럽으로 한 달 간 배낭여행을 갔다. 친구와 함께 둘이 갔는데, 그땐 호텔팩이라고 해 같이 출발한 다른 일행들과 함께 어울려 도시에서 도시로 여정을 알아서 찾아다니는 그런 여행이었다. 길에 밝아 어느 나라에서건 늘 선두에 나서고 지도를 찾던 내 친구와는 달리, 난 대충 뒤에서 일행을 따라다니는 편이었다. (난 길치이기도 하다...)

 

미국에 살면서는 여행을 가고 뭔가 챙기고 찾는 건 어느덧 내 몫이 되어 버려서, 관광지에 갈 때면 난 늘 어디서 무얼 먹을지에 대해 시간을 쓰고 고민을 했다.  늘 그 지역이 대표하는 맛집 정보를 우선으로 찾았지만, 우리집 두 남자가 원하는 건 늘 맛있는 한식당이었고, 그러다보니 어딜 가나 우리는 관광과 함께 한식 투어도 겸했다.

 

오클라호마로 돌아가면 이런 한식을 또 먹을 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맛집을 찾으면, 관광을 안 할지언정 우리 가족은 연달아 그 식당에 가서 결국 주인이 우리의 얼굴을 외우게 되었다. 

 

기억에 남는 인상적인 한국 맛집에 대해 공유하려 한다.

 

"Oppa Asian Bistro"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로키 마운틴 국립 공원)

 

콜로라도주에 있는 푸르른 대자연이 숨쉬는 로키 마운틴 국립 공원(Rocky Mountain National Park)에 갔을 때, 이런 한식당이 있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덴버(Denver)에서 Estes Park 쪽으로 가면, 차를 세우고 국립 공원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그 곳에 위치해 있는 한식당이다.

 

딱 이름만 봐도, 오빠(Oppa)라니 보자마자 한국의 진한 냄새가 풍겨오던 이곳은 김치볶음밥, 데리야키덮밥, 비빔밥 등을 파는 정갈한 맛집이었다.

 

세 번 정도 이곳에 갔다. 나중엔 주인분이 나오셔서 인사하시며, 김치를 공짜로 주셨다.

 

(주소: 183 W Riverside Dr, Estes Park, CO 80517, 전번: (970) 577-8888)

 

 

살짝 찌그러진 파노라마로 찍은 Rocky Mountain National Park 풍경 (Aug, 2017)

 

 

"E Jo Korean Restaurant" (이조곰탕)

 

Las Vegas (라스 베가스)

 

라스 베가스 관광을 가서 곰탕을 먹고 온 집이 우리집 말고도 또 있을지 모르겠다. Strip(스트립)에서는 좀 떨어져 있어서 우버를 타고 이동했다. 게다가 이 곳에서 Irvine (얼바인)에서 놀러왔던 신랑의 아주 옛 친구를 우연히 만나는 일까지 있었다. 둘다 학생일 적 알게 되었던 친구인데, 어느덧 각자 아들 하나, 딸 하나씩 있는 어른이 되어 조우한 곳이 미국의 한식당에서라니, 우연치고는 꽤나 극적이었다. 신랑의 이름을 보자마자 정확히 말한 그 친구와는 달리, 신랑은 그날 그 친구의 이름을 떠 올리느라 고생했다. 다음날 만나기 전에는 비로소 생각을 해냈지만, 신랑은 속으로 많이 미안해 했다.

 

라스 베가스에서 먹는 꼬리곰탕 맛이 기가 막혔다. 이 곳도 아마 두 번 갔던 것 같다. 

 

(주소: 700 E Sahara Ave Ste D Las Vegas, NV 89104, 전번: (702)796-1004)

 

 

"Koryo Kalbi Korean BBQ" (고려갈비)

 

Dallas (댈러스)

 

이 곳은 댈러스 갈 적마다 갔기 때문에,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한국식 바베큐 식당, 즉 고기집이다. 이런 한국식 바베큐 식당은 미국인들도 좋아하는데, 여기처럼 한국식으로 메뉴가 정해져 있어 먹고 싶은 걸 시켜 먹는 곳도 있지만, All you can eat 바베큐에 가면 여러가지 종류 고기를 섞어먹을 수 있는 형태인데 미국에는 많이 있다. 아마도 대도시 위주로 있을 듯 한게, 오클라호마에는 이런 고기집이 한 곳도 없었다.

 

고려갈비는 사이드로 나오는 반찬 종류가 많고, 구워주는 고기질도 좋고 (텍사스의 소고기맛은 정말 일품!) 우리 가족은 10점 만점에 10점 꽉 채워주는 식당이다. 늘 가보면, 다양한 인종의 미국인들이 섞여 고기를 맛있게 먹고 있던 곳이다.

 

(주소: 2560 Royal Ln #105, Dallas, TX 75229, 전번: (972) 406-0087)

 

 

"Kimchi Stylish Korean Kitchen" (김치)

 

Dallas (댈러스)

 

댈러스에서 역시 많이 갔던 맛집이다. 식당 안에 들어가면, 한국에서나 있을 법한 식당 분위기를 풍긴다. 깔끔한 실내 디자인에 손님들은 대다수 젊은층이었다. 갈 적마다 아시안이 많았는데, 이런 분식류 식당을 그들도 좋아하는 듯 했다. 떡볶이 마니아 아들내미가 좋아한 식당인데 이곳의 떡볶이는 여러 종류가 있고, 다 맛있다. 큰 한국 수퍼인 H mart 바로 옆에 즐비한 한식당 사이에 위치해 있다.

 

밥종류는 내가 먹기엔 좀 짜다 싶었지만, 미국인들 입맛이 좀 짠 편이라 그들 입맛에 더 맞춘 듯 싶다. 

 

(주소: 2625 Old Denton Rd #320, Carrollton, TX 75007, 전번: (972) 945-7007)

 

 

"Chosun Galbi" (조선갈비)

 

Austin (어스틴)

 

휴스턴에서 2시간 가량 떨어진 어스틴은 텍사스의 수도이다. 크기가 예전 살던 오클라호마주 털사만한 작은 도시라 처음 갔을 땐 듣던 바에 비해 좀 시시했다. 내겐 그냥 약간 더 현대화된 털사 느낌이었다. The University of Texas가 있어 대학 도시라고 보면 될 듯한데, 가까워 놀러도 가고 아들 수영 경기도 있어 여러번 갔다. 그때마다 한국 음식점을 다 둘러봤지만 대부분 맛이 별로였다. 그 중 유일하게 맛있던 곳이 조선갈비이다.

 

미국 한식당에서 보기 힘든 갈비찜이 메뉴에 있다. 갈비찜은 추천하는 메뉴인데, 그외 낚지볶음도 맛이 있고, 설렁탕 등 다른 메뉴들도 다 기본 이상으로 맛있던 곳이다. 

 

(주소: 713 E Huntland Dr, Austin, TX 78752, 전번: (512) 419-1400)

 

 

그외, LA, 덴버에서 인상적이던 두 식당을 더 소개하려 했는데 두 곳다 상호명이 바뀐 걸 보니, 그 새 주인이 바뀐 듯 싶다. 특히 LA 식당은 한국에서 먹던 맛을 능가해 놀랐던 곳인데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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