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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t-eats, Must-visits, & Must-sees

휴스턴/텍사스 맛집 (1) 스테이크/BBQ

by 헨리맘 2020. 7. 26.

휴스턴은 인종의 다양성을 자랑하는 도시인만큼 여러 문화에서 온 다양한 음식이 많은 곳이다. 특히, 텍사스는 육류가 맛있고 유명한 편이라 내가 가장 먼저 소개할 맛집이 고깃집인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지금도 미국 내 육류 생산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텍사스인데, 이건 텍사스주의 역사적 배경과 관련이 깊다. 과거 텍사스 카우보이들은 Cattle Ranching(소떼를 방목해 키우는 산업)으로 경제적 부를 키웠는데, 동북부 전역의 도시로 Cattle Drive(소떼를 몰고 도시를 이동)하는 일을 담당했다. 미국 서부 개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던 이러한 텍사스 카우보이들의 잔재는 지금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댈러스의 풋볼팀은 댈러스 카우보이스(Dallas Cowboys)이다. 

 

또한 텍사스 내 도심지를 조금만 벗어난 도시에서는 여전히 카우보이 모자를 쓰신 아저씨들을 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이기도 하다. 휴스턴에서도 아주 가끔 그분들을 볼 수 있다.

 

우스개 소리로 나중에 동부 지역으로 대학을 가면, 텍사스에 한번도 안 와본 미국애들이 "너 말 타고 여기까지 왔어?"라 한다는데, 일반 소떼(Cattle), 앵거스(Angus Cattle: 검정소)뿐 아니라 말떼도 텍사스 도심지를 벗어나면 길가에서 아주 쉽게 접하는 풍경이 맞다. 처음에 댈러스 가는 길에 차 창밖으로 유유히 걷고 있던 소떼와 말떼를 보고 많아서 한번 놀라고, 한국과는 달리 유유히 거닐던 소와 말이 점유하던 땅덩이가 넓어서 또 한 번 놀랐다. 

 

그래서인지 텍사스 마트 아무데서나 소고기를 사서 집에서 스테이크 요리를 해 구워만 먹어도 맛이 있지만, 확실히 고기는 식당에 가서 분위기 잡고 먹는 게 제맛이다. 아~ 그리운 고깃집에 언제 다시 가서 앉아서 먹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나오는 군침은 참고 일단 소개 먼저 해보기로 한다.

 

 

Texas de Brazil (텍사스 드 브라질)

 

이곳은 우리 가족이 사랑하는 음식점인데, 육류파인 헨리와 내가 특히 사랑하는 음식점이다.

 

텍사스산 고기를 브라질식으로 먹는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하다. 서버들이 구워진 고기 덩어리를 쇠꼬챙이에 들고 다니며, 달라는 대로 서빙해준다. 여러 가지 종류의 고기(소고기, 돼지고기, 양고기, 닭고기)를 맛볼 수 있다. 아울러 여러 종류의 부위별 고기(갈릭 안심, 등심, 등등)가 골고루 나와 선택해 먹는 재미도 큰데, 부위별 고기는 맛이 약간씩 다르면서도 다 육즙이 살아있고 잘 구워져 배가 불러도 계속 먹게 되는 곳이다. 육식파가 아닌 신랑과 같은 이들을 위해 샐러드 코너도 한편에 있는데, 고기에 곁들여 먹기에 좋은 다양한 야채와 샐러드 및 소스가 구비되어 있다.  

 

서비스로 주는 달달하게 익은 바나나와 매쉬포테이토 역시 달라는대로 무한정 가져다준다. 헨리는 갈 적마다 달달한 이 바나나를 기본 세 번은 달라고 해 다 먹는 편이다.

 

다양한 고기를 배부를 때까지 무한정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한 종류만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집에 비해 우리 가족이 즐겨 가던 곳이다. 텍사스에 온다면 꼭 들러야 할 음식점 1순위이다. 

 

 

 

 

Gyu-Kaku Japanese BBQ (규-카큐)

 

화로가 있는 그릴에 구워 먹는 스타일로 일본식 BBQ 고깃집이다.

 

이곳은 코로나19 동안에도 테이크 아웃 메뉴가 있어 계속 이용해 왔는데,  지금 텍사스는 수용 인원의 50%까지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는 테이크 아웃만 가능했다. 직원 중 한 명은 심지어 내 목소리를 외웠는지, 전화했을 때 내 이름을 미리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 아들 헨리가 이 음식점을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 듯하다. 

 

휴스턴에 몇 곳 있는데, 집에서 제일 가까운 슈가랜드(Sugar Land)를 즐겨 가는 편이다. 메뉴는 몇 가지 고기를 선택해 주문할 수 있는데, 축소지향의 일본 스타일처럼 한 접시 당 고기양은 적은 편이지만 가성비는 괜찮은 편이다. 특히 런치 메뉴는 두 종류 혹은 세 종류 고기를 선택해 먹을 수 있고 값이 비싸지 않은 편이라서, 주중 런치 때 가면 좋은 음식점이다.

 

예전 이웃이던 일본 아주머니를 따라 함께 메모리얼(Memorial)점에 처음 가본 후에 우리 가족이 즐겨찾는 고깃집 중 하나가 되었다. 식당에 들어가면, 일본어로 직원들이 다같이 인사를 하는 게 특징인데, 맨처음 간 날 음식점 내 손님 대부분이 일본인들이어서 휴스턴에 일본인이 이렇게 많이 살았던가 했던 기억이 난다. 그날 아주머니와 나, 몇몇 미국인 외에는 다들 일본어를 쓰고 있었다.

 

 

 

 

Rudy's Country Store (루디스)

 

우리 가족이 아주 즐겨 찾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텍사스에 온다면 이런 텍사스 전통 스타일 BBQ(바비큐)도 한번 먹어보길 추천한다. 텍사스 BBQ는 오크우드를 이용해 숯불로 오랫동안 익힌 훈제된 소고기를 말하는데, 브리스켓(Brisket), 포크 립(Pork Ribs) 등이 메인이고 그 외 소시지(일반 맛, 할라피뇨 매운맛), 콘(Corn) 등과 곁들어 먹는다.

 

이 곳에 가면 약간 촌스러운 듯한 빨간색과 하얀색이 섞여 있는 테이블보가 깔려 있고, 컨츄리 송이 흐르며, 줄을 서서 메뉴를 시키면 투박한 용기에 음식을 담아 준다. 휴스턴에서 유명한 맛집 중 하나인데, 한쪽 코너에는 피클, 야채 등이 있고 루디스 바비큐 소스로 따로 팔지만 사본 적은 없다. 

 

텍사스 카우보이와 가장 잘 어울리는 식당이 바로 이 곳이 아닌가 싶다. 고기와 곁들여 먹을 밥이 나오면 좋으련만, 사이드 메뉴 중에 당연히 한국식 밥은 없기에 이 곳에서 고기를 실컷 먹고 집에 돌아와 아들은 또다시 밥을 챙겨 먹었야 했다는 후문이... (우리집은 휴스턴 내 쌀 소비량이 가장 많은 집에 속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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