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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를 뚫고 짜장면 먹으러 드라이브를~

by 헨리맘 2020.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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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휴스턴 남동부 쪽을 지나간 허리케인 해나(Hanna) 때문에 하루 내내 폭우가 내렸다. 멕시코만과 맞닿은 해안도시인 갤버스턴 만(Galveston Bay)은 최대 90 mph(mile per hour)의 강풍이 불고 도로가 잠길 수준으로 비가 왔던 모양이다. 일요일에도 하늘은 잔뜩 흐린 채 날씨가 꾸물거렸지만, 허리케인 해나는 그 세력이 약해져 다행히 아열대성 폭풍(Storm)으로 변했고 여전히 휴스턴 곳곳은 때에 따라 폭우가 올 수 있다는 예보가 있었다.

 

휴스턴은 비가 한번 오기 시작하면, 짧은 시간 동안 앞이 안 보일 정도로 폭우가 내리기 때문에 밖에 나가지 마라, 운전하지 마라 등의 예보를 미리 한다. 상습 침수되는 도시인데 반해 도로를 보면 배수가 그다지 잘 되지는 않게 설계된 듯 싶다. 어쩔 수 없이 비를 뚫고 운전을 할 때면 도로 가장자리는 금새 물이 차버리기 일쑤인데다,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아픈 기억 때문에 비가 오면 집에 있는 게 정답이다. 

 

사실 어스틴(Austin)이 텍사스의 수도가 된 데에도 이 허리케인의 영향이 있다.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냈던 허리케인이 1900년에 갤버스톤을 강타했는데, 이때 텍사스 독립 이후 번성했던 이 해안가 항구 도시는 폐허가 되었고 이 때문에 텍사스는 바닷가와 거리가 비교적 먼 곳인 텍사스 북쪽에 있는 어스틴으로 수도를 낙점했다고 한다. 갤버스톤은 휴스토니안들의 가까운 바닷가 여행지로 자리잡게 되었다.

 

휴스턴이 워낙 넓은 도시인 만큼 폭우가 내리는 지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금새 화창한 날씨를 보이는 지역도 있고, 날씨 예보는 비올 확률이 시시각각으로 변해 늘 정확하지가 않다. 뉴스 일기예보를 듣다보면, "오늘 휴스턴 전역에 비가 오락가락할테니 준비를 하도록 해. 때에 따라서는 지역에 따라 폭우가 내릴테니 조심해야해. " 한다. 아니, 이게 무슨 예보란 말인지...

 

난 일기예보에 원래 민감한 편이라 날씨 앱을 습관적을 확인하는 편이다.

 

몇 시간 전에 동네에 비올 확률이 20~30%라고 되어 있어, 음~ 비가 안 오겠군 방심하는 순간 비가 내려서 다시 확인해 보면, 비오기 직전에 바꿨는지 어느새 비올 확률이 60~70%로 변해 있다. 언제는 주중에 비가 올 거라는 예보 때문에, 처리할 일을 다 미뤄놓으면 그 주 내내 비가 안오다가 결국 주말 쯤 비가 오는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이번 주말은 비온다니까 집에 있어야겠다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토요일 저녁부터 신랑은 일요일 오후에는 짜장면을 먹으러 가자며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자주 가던 홍콩반점에 연락을 하였다. 테이크아웃 주문해 그 앞에서 먹고 오면 되지 않겠냐는 헨리 아빠의 제안에 아들은 두팔 벌려 환영이었다. 그간 우린 동네를 크게 벗어나지 않고 생활 반경을 유지하며 살아 왔는데, 하필 홍콩반점은 휴스턴 내에서 코로나19 수치가 가장 높은 곳인 해리스 카운티(Harris County) 쪽에 있어 발길을 멀리 하고 있던 차였다.

 

(참고로, 우리가 살고 있는 카운티는 하루 50~100명씩 확진자가 늘어나는 반면, 해리스 카운티는 휴스턴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카운티로 매일 1,500명 이상씩은 나오는 요주의 지역이다.)  

 

휴스턴에는 한국 스타일의 짜장면을 파는 식당이 여러 곳 있다. (물론 한국처럼 전화 한 통이면 총알배송되는 짜장면집은 없지만...) 중국어와 한국어 둘다 능통하신 (아마 영어까지겠지만) 중국인 화교가 운영하는 짜장면집, 중국인이 하지만 한국 스타일 짜장면도 파는 중식당, 한국에선 이마트에서 주로 봤던 백종원의 홍콩반점, 그외 여러 한국 식당에서 파는 짜장면 등 다양한 편이다. 그 중 우리 가족은 홍콩반점을 가장 좋아해 집에서는 거리가 좀 멀지만 매달 한두번은 가던 곳이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그간 6개월 정도 소원해졌던 게 새삼스러운 순간, 비가 온다던 우려는 그새 잊어버렸다. 

 

역시나, 집에서 출발하자마자 얼마 안 가고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당황스러운 순간, 빗줄기는 더 굵어졌고 이런 적이 이전에도 몇 번 있던 차라 우린 그 때와 비교하며 웃고 떠들며 홍콩반점으로 향했다. 휴스턴 일기예보처럼 항상 이곳 저곳에 비가 오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 지역에 나가보지 않고는 휴스턴 내 다른 지역에 비가 얼마나 오는지는 알기 어렵다.

 

이번에는 최고로 비가 많이 내렸다. 정말 앞이 아예 안 보인 적이 한두번이 아닌 데다가, 대부분 차량들이 깜빡이를 키고 거북이 걸음으로 (그래도 고속도로라 속도가 어느 정도 있다) 운행하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롯데월드 후룸라이드를 타면 위에서 떨어지며 물이 튀기며 앞이 안 보이고 공포가 최고조에 달하는 그런 비슷한 느낌이 밀려왔지만, 신랑은 가서 차 세워 놓고 먹고 오면 된다며 다른 때와는 달리 태연하다. (아~ 짜장면에 대한 강한 의지였다. 평소 신랑은 나에 비해 훨씬 걱정이 많으며 위험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잔소리꾼이다.)

 

 

 

앞에는 분명 차들이 달리고 있지만, 폭우에 묻혀 보이지 않음 (July, 2020)

 

 

어느덧 가다보니 거의 다 도착을 했고 우린 가는 길에 짜장면과 탕수육을 주문하고 폭우를 뚫고 도착했다. 바로 그때 비가 그쳤다.

 

 

백종원의 홍콩반점 0410 휴스턴점

 

 

 

탕수육은 시간이 좀 걸린다며, 신랑은 먼저 짜장면을 들고 나왔다. 차 안에서 대충 비닐을 펼치고 우선 짜장면을 먹기 시작한 헨리는 감탄사를 금치 못하며 이 맛이었다며~ 후루룩 거렸고, 오랫만에 먹는 백종원식 쫄깃한 찹쌀 탕수육은 역시 말이 필요 없었다. 세 가족 만족스럽게 음식을 다 먹어갈 무렵까지도 여전히 날씨는 맑았다. 항상 많이 먹는 아들은 짜장면에 탕수육, 짜장밥도 절반 정도 후딱 다 끝냈고 우린 다시 집으로 출발을 했다. 

 

 

 

내 앞에 놓인 짜장면! (파자마 바람은 대충 이해하고 넘어가주시길^^) 

 

홍콩반점 스타일 쫄깃 찹쌀 탕수육!

 

 

 

집에 갈 때는 비가 안 내려 좋다는 말을 하기가 무섭게 또 다시 고속도로에 들어서니 비가 내렸다. 역시나 폭우 수준으로...

 

 

 

집으로 돌아오던 길, 아들 말로는 좀비가 나올 법한 분위기라고~

 

 

한번 더 폭우를 헤치며 집으로 돌아오니 비는 말끔히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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