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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t-eats, Must-visits, & Must-sees

가고픈 이탈리아! 휴스턴/텍사스 맛집 (2) 이탈리안 음식점

by 헨리맘 2020. 8. 21.

대학교 2학년 때 한 달 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다. 지금껏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인 런던이 그 출발점이었고, 아마 바로셀로나가 마지막 여정이었던 것 같다. 사실 마지막 도시가 바로셀로나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난생 처음 해외로 나갔고, 한국과는 문화도, 인종도, 음식도 다른 10개국을 경험했던 좋은 추억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게도 처음 시작할 때의 설레임은 유럽을 돌며 비슷비슷하게 보이기 시작한 풍경, 무거운 배낭, 더운 여름 날씨 등으로 인해 점차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그 감흥을 다소 잃었던 것 같다.

 

시저 카이사르가 전쟁을 끝내고 승전보를 날렸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의 도시, 로마가 마지막 여정 즈음 끼어 있었다.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는 어릴 적부터 익히 배웠던 차라 그 역사적 공간을 몸소 본다는 게 설레일 법도 했지만, 책에서만 보던 콜로세움과 같은 고대 유적이 그대로 간직된 도시에서 아름다움도 흥미도 느끼지 못했다. 특히 로마는 여행 중 가장 더웠다고만 기억이 되고, 긴 여행동안 피로가 누적되서인지 난 그 도시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같이 여행했던 일행 중에는 여행지 중에서 로마가 가장 인상적이고 좋았다 했던 이도 있었다. 

 

이후, 유럽 여러 나라로 출장 갈 기회는 많았지만 이탈리아를 다시 볼 기회는 없었다. 최근 비긴 어게인 시즌3를 뒷북 청취하며 이탈리아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내가 여행 때 봤던 로마에 대한 감흥과는 달리 이탈리아 도시 곳곳은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흥이 많고 멋진 패션의 이탈리아인들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낭만과 멋이 조화된 나라였다.

 

예전 드라마에서 현빈이 "이태리 장인"이 한땀 한땀 공들여 만들었다는 대사가 화제가 되었던 것처럼 Made in Italy 제품의 특성은 대량으로 찍어내는 패션 제품과는 다르다. 예컨대, 내가 좋아하는 백 브랜드 중에 Henry Beglin(헨리 베글린)이란 이태리 브랜드가 있는데 천연 가죽으로 1명의 장인이 전담해 몇 개월 간 백프로 수작업으로 백을 만든다 들었다. 그렇기에 백을 들면 들수록 더 길이 든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도 사용감이 좋아 그 브랜드 백들은 지금도 잘 쓰고 있다.

 

이탈리아의 색다른 멋을 발견하려면 좀 더 오랫동안 머물렀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신랑과 다음 번 여행지로는 나폴리에 가보자 했다. (찾아보니, 휴스턴에서는 엄청 멀다. ㅋ) 아직 직접 가보지는 못하더라도 이탈리아의 로맨틱한 감흥은 박정현과 헨리가 버스킹한 "Shallow"를 감상하며 푹 빠져들었다. 둘이 불렀던 원곡은 추천할만한 좋은 영화이기도 한 A Star is born(스타이즈본)에서 나왔다.

 

이탈리안 동료가 신랑에게 "이탈리안"이 들어간 미국에 있는 음식 중에 실제로 이탈리아에 있는 음식은 거의 없다고 했던것이 기억난다. 이탈리안 음식은 대개 19세기 말 이주해왔던 이탈리안 이민자들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당연히 식재료가 미국화되며 이탈리안-어메리칸 음식(Italian-American cusines)이 되었다. 특히 우리가 이탈리안 음식할 때 대표적을 떠올리는 스파게티 미트볼(Spaghetti and meatballs)은 이탈리아 내에 한 지역에만 있는 음식이라고 하며, 스파게티와 미트볼을 한 접시에 내오는 경우를 그 지역 말고 이탈리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미국 내 이탈리안 식당이 생각보다 흔하지 않은데, 인테리어가 밝고 화려하며 인기도 많지만 음식의 가격은 약간 높은 편이다. 맛이 꽤 고급지게 느껴지는데, 진정한(Authentic) 이탈리안 음식 맛이건 또는 미국화된(Italian-American) 맛이건 따질 것 없이 음식이 맛있으면 되는 듯 하다. 휴스턴에서 이탈리안 음식점을 많이 가본 건 아니지만, 분위기가 좋았고 음식 맛도 훌륭했던 추천할만한 음식점 세 곳을 공유해본다. 

 

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점 Top50 중 Top3 순위 밖을 벗어나지 않는 이탈리안 음식점, OSTERIA FRANCESCANA 쉐프가 한 말이 인상 깊어 함께 남긴다. 

“The best ingredient I discovered in America was ‘freedom.’ The freedom to experiment in the kitchen and the freedom to be open to those experiments in the dining room.” 

(미국에서 발견한 최고의 식재료는 "자유"였다. 부엌에서 실험해보는 자유와 더불어 다이닝룸에서 그 실험한 요리를 펼쳐보는 자유)

 

 

 

 

 

North Italia

 

이곳은 가장 추천하고 싶은 이탈리안 식당이다. 깊은 맛의 파스타, 신선한 샐러드, 맛있는 식전 빵뿐 아니라 친절한 서버들, 길과 마주하는 통창가에서 들어오는 밝은 빛과 어울리게 내부는 세련되었고, 한쪽에는 바가 있다. 분위기 좋은 외부 테라스에서도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업타운 파크 몰(Uptown Park Mall) 근처에 위치해 근방이 트렌디한 곳이기도 하다. 거리가 멀어 많이는 못 가봤지만, 갈 적마다 활기가 넘치고 잘 차려입은 선남선녀를 구경할 수도 있다. 근처에 한국 영사관이 있어 볼 일을 보러 갔다가, 친정 엄마가 오셨을 땐 브런치를 먹었던 곳이기도 한데 파스타를 좋아하시는 엄마께서 완전 반하셨던 음식점이기도 하다. 모든 음식 다 훌륭하지만, 깔라마리(Calamari)를 좋아한다면, 꼭 먹어보길 강추한다. 미국에서 먹은 깔라마리 중 여기가 제일 맛있는 듯 하다.   

 

 

 

 

 

Pane e Vino

 

이 곳은 우리 동네, 케이티(Katy)에 있는 숨은 이탈리안 맛집이다. 내부는 좀 규모가 작지만, 예쁘고 세련되며 아기자기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최근에는 테이크아웃으로 음식을 살 수 있다. 음식이 좀 늦게 나오는 게 단점이긴 하지만, 동네에 이런 보석 같은 이탈리안 맛집이 있는 게 어딘지, 갈 적마다 가족 행사 혹은 생일 파티를 하는 손님이 늘 있었으니 그만큼 다들 여길 특별한 식당으로 여기는 듯 하다. 그리고 항상 주인 아저씨는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친절하다. 가장 추천하는 음식은 해산물이 잔뜩 들어간 풍미가 좋은 리조또(Risotto)인데, 진짜 말이 필요없다. 정말 맛있다.  

 

 

 

 

Brandani's Restaurant & Wine Bar

 

여긴 친한 일본인 이웃과 함께 브런치를 먹으러 가서 알게된 가까운 거리인 슈거랜드(Sugar Land)에 있는 식당이다. 밖에서 본 모습만큼 내부도 예쁘지만, 아담한 크기의 식당이라 그런지 밥 먹는 동안 좀 시끄럽긴 했다. 식당 내부가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는데 하필 우리가 간 날은 할머니/할아버지들 단체 모임이 있어 더 그랬던 것 같다. 당시 중간에 사람들이 더 올 때마다 테이블을 옮기기도 하고,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담소를 하는 분위기에 우리 둘만 그 쪽 편 테이블에 낑겨 있는 느낌이었다. 다만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밥을 먹는 동안에는 맛으로 모든 게 용서되었던 맛집이었다. 이탈리안을 표방하지만, 먼저 소개한 두 곳에 비해서는 가장 미국화된 이탈리안 식당인 듯 한데, 브런치 메뉴 음식맛은 일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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