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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to live in US

에어컨 수리

by 헨리맘 2020. 6. 11.

올 해만 에어컨 수리가 두 번째!!

 

 

 

6월에 웬 에어컨 하겠지만, 30도(화씨 86도)를 웃도는 휴스턴의 여름은 5월부터 9월까지이다. 그러니 에어컨은 필수인데 한국처럼 스탠드형이나 창문형이 아니다. 그래서 고장이 난 경우, 집 내부까지 확인해 봐야 해 그런 상황이 낯설고 어렵기도 한 듯하다. 미국 에어컨은 하우스 다락 내부에 시스템이 설치된 형태인데, 우리 집 고장은 Evaporator Coil (증발기 코일)이 새는 게 문제의 원인이었다.

 

수리 후 에어컨은 이제 잘 돌아간다.(최소한 지금까지는...) 하지만, 확인 연락을 주겠다던 업체는 삼일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한국처럼 수리기사 방문 후 "고객님 어떠셨나요?" 하는 친절한 연락은 바라지 않는다. 다만 연락하겠다는 그 약속만이라도 지키면 얼마나 좋을까.

 

미국에 살며 여긴 한 번에 철저한 서비스가 안 될 때가 있구나 종종 느낀다. 예전에 싱크대 물이 새 수리를 받은 적이 있다. 수리 약속 잡기까지 며칠이 걸리고 결국 수리를 받았다. 다음날, 식기세척기 안에 물이 잔뜩 고여 있는 게 아닌가. 이로 인해 다시 수리 약속을 잡고 며칠 후 같은 수리기사가 방문을 했다. 수리기사 한다는 말이, 싱크대 수리 때 식기세척기를 연결하는 디스포저(Garbage disposal)에 구멍을 안 내고 호스를 연결해 물이 찼다며, 새 디스포저는 원래 구멍이 막혀 있다고 설명을 했다. 상식적으로 호스를 연결하려면 새 제품이더라도 막힌 구멍을 당연히 뚫고 연결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을까. 

 

 

 

이름도 어려운 Evaporator Coil (증발기) 모습

 

 

에어컨도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 올해 4월, Evaporator Coil은 이미 교체 공사를 했다. 당시 수리비 약 1450불. 인건비가 비싼 미국은 뭐든 수리비가 비싸다. 그나마 당시는 이 집을 구입한 지 일 년이 안 돼 셀러가 구입해준 홈 워런티(Home Warranty)가 있어 일부 수리비 보조를 받았다. 수리를 받기 전에 다른 업체도 두어 개 불러 견적을 받아 비교했지만, 홈 워런티와 계약된 업체에 비해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불렀다.

 

그런데 이 달 되고 홈 워런티가 만료되고 사실 크게 필요 없을 줄 알고 연장도 안 한 상태였다.  저번 주 냉방이 되다 이번에는 실외기가 멈춰 버렸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멈춘 에어컨에 적잖이 당황이 되었다. 

 

또다시 수리기사의 방문이 이어졌다. 모터 교체 후, 얼마 전 설치한 Evaporator Coil 불량으로 누출(Leak)이 조금씩 생기고 있어 다시 교체를 해야 한다고 한다. Evaporator Coil은 제조사 워런티로 커버되나 설치비가 또 든다는 게 관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다시 교체 공사를 했다. 이에 설치비 900불이 다시 들었고, 홈 워런티가 있었다면 75불에 커버되었을 모터 값 475불 및 프레온 400불까지 내니 결국 저번 두배 이상을 에어컨 수리에만 썼다.

 

(사람들에게 나중에 물어보니 홈 워런티는 큰 도움은 안되더라도 있는 게 낫다고 한다. 우리 집도 그래서 조만간 다시 구입하려고 하는 중이다.)  

 

작년 이맘때쯤 우린 미국에서 처음으로 집을 구입했다. 휴스턴에 흔히 있는 이층으로 된 하우스이고, 2011년 완공된 집이라 이제 거의 10년이 되어 가고 노후가 발생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에어컨 공사는 여전히 미심쩍긴 하다. 시공할 때 철저하게 완벽히 했다면 누출이 과연 발생했을까. Evaporator Coil 불량이 날 확률이 과연 그렇게 클까. 과연 이번 공사는 말끔하게 완벽히 된 것일까. 

 

한편 미국에 살면서 한국과는 크게 다르다고 느껴지는 점 중 하나가 서비스 처리 기간이 상당히 길다는 점이다. 한국이라면, 문제 발생 시 다음날 연락하면 그 이튿날 정도면 서비스 기사 방문이 이루어지고 웬만한 문제들은 다 당일에 해결이 났던 것 같다. 미국은 보통 서비스를 신청하는 데에만 이삼일, 그 이후 업체와 약속을 잡기 위해 기다리는 시간 역시 이삼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번 에어컨 수리를 봐도 업체가 방문한 날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수리기사 방문일, 문제를 진단한 후 그 문제 해결을 위해 수리 견적을 받는 기간이 또 이삼일 소요되었고, 이후 공사를 위해 약속을 잡고 실제 문제 해결이 되기까지는 한국과 비교해서는 상당한 기간이 걸린 셈이다. 그러니 한국의 "빨리, 빨리" 문화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문제 해결까지 몇주일 이상 걸리는 시간이 매우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게 또 살면서 보니 이곳의 문화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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