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ust-eats, Must-visits, & Must-sees

9월 볼거리 뉴욕서 열리는 US 오픈 테니스 (무관중 경기)

by 헨리맘 2020. 9. 3.

작년 이맘때, 절친 M네 커플이 뉴욕에서 열리는 US 오픈 테니스를 보러 갔다. TV를 통해 좋아하는 선수들의 경기를 보는 것 뿐만 아니라, 경기 도중 카메라에 잡힐지도 모를 관중석 친구 커플을 찾는 것이 마치 윌리를 찾아라를 하듯 색다른 재미가 있었다. 운 좋게도 앞 좌석에 앉았던 친구네 커플을 여러 번 볼 수 있어서 경기보다 친구 찾기에 집중하기도 했다. 

 

US 오픈(US Open)은 4대 그랜드슬램 테니스 대회 중 하나이다. 올해 1월 호주 오픈(Australia Open)이 열린 후, 5월 예정이던 프랑스 오픈(French Open)은 9월 말로 연기, 6월 말 예정된 윔블던(Wimbledon)은 대회가 취소됐다. 이번 US 오픈은 8/31일에 시작되었고, 직전에 치러진 Western & Southern Open(웨스턴 &서던 오픈)에서 엄청난 승부욕을 보여줬던 노박 조코비치(Novak Djokovic)가 참가해 첫 날 경기를 가볍게 이기며 순조로운 출발을 했다. 

 

뉴욕에서 역시 Western & Southern Open 경기가 펼쳐졌는데, 이 경기도 무관중 경기였다. 우리는 ATP(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 세계 남자 테니스 협회) Tour 채널을 통해 선수들 경기를 지켜보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심판 및 볼보이 등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고, 선수들도 입장 및 퇴장 시에 바로 마스크를 착용했다. 특징적인 건 테니스 경기가 끝나면 승자의 인터뷰가 이어지지만, 인터뷰 대신 카메라 위에 선수들은 싸인을 한 후 퇴장했다. 아울러 관람석에는 관중 대신 천막이 쳐 있었고, 코치들의 모습만 볼 수 있었다.

 

 

 

ATP Tour 채널 시청 중 마스크 낀 선수들 모습

 

 

 

예전에 언젠가 노박 조코비치가 테니스계 꽃미남 실력자인 로저 페더러(Roger Federer)와 대결에서 힘겹게 이긴 적이 있다. 이후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조코 비치는 경기를 하며 내내 관중석에서 로저 페더러를 응원하는 함성소리가 가득했는데, 끊임없이 들리는 로저의 이름을 자기 이름이라 상상하며 경기를 했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렇다면 조코 비치에게 Western & Southern Open 때 아무런 응원 소리 없던 관람석은 어땠을지 묻고 싶었지만, 그는 세계 랭킹 1위답게 테니스 실력만큼이나 무한한 상상력이 있는 듯 했다. 경기를 이긴 후에 그가 보여준 승리 세레머니는 천막만 있고 텅 빈 관중석을 향해 마치 관중석이 꽉 찬 양 환호에 보답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다. 아마도 꽉 찬 관중이 그를 향해 환호하며 응원하고 있다고 상상하며 경기를 펼쳤던 게 아닐까 짐작해 봤다.

 

US 오픈 첫 경기를 치른 후에도 역시 같은 승리 세레머니를 했고 인터뷰에서는 이번 대회는 무관중에 마스크를 항상 착용해야 하지만 크게 변한 건 없다 했는데, 올해 그는 24승 무패를 거두고 있다. 조코비치가 치른 무관중 경기가 치러진 US 오픈 메인 코트인 Arthur Ashe Stadium(아서 애시 스태디움)은 약 23,000개의 관중을 수용한다고 한다. (올 초만 해도 기회가 되면 친정엄마를 모시고 US 오픈에 가려는 계획이 있었다. 꽉찬 관중석 어딘가에서 테니스도 보고 뉴욕도 보고 싶었다.) 하지만 올해는 선수별 3명의 게스트만 허용한 규칙에 따라 대개 코치진과 가족이 단촐하게 관중석을 지킬 뿐이다. 

 

 

 

조코비치 US Open 첫 경기 승리 모습

 

 

 

코로나19로 인해 불참한 내가 좋아하는 최강자 두 선수, 라파엘 나달(Rafael Nadal)과 로저 페더러가 빠진 채 열리는 US 오픈은 왠지 허전하다. 하지만 그보단 넓은 관중석 일부에 쳐진 천막, 텅빈 관중석과 마스크 낀 운영진을 보면서 다소 어색한 이번 대회를 시청하며 코로나 시대에 열리는 경기는 예전과 같을 수도 없고, 완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작년에는 US 오픈 경기에 한국 선수인 정현이 멋진 경기를 펼치며 32강에 진출했다. TV를 통해 박진감 넘치고 열심히 뛰어다니는 그의 경기를 보며 열심히 응원했다. 세계 최강 선수인 라파엘 나달에게 져서 16강 진출은 못했지만 세계 무대에 진출해 내노라하는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기를 펼치던 그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아쉽게도 올해는 정현의 이름을 찾지는 못했지만 권순우라는 한국인 이름이 대진표 스케줄에 보였다. 오늘 오후 경기를 할 권순우 선수의 선전을 기대해 본다. 늘 이곳에서 보게 되는 한국인 선수들의 이름은 반갑고 경기 시작 전부터 열렬한 응원을 하게 된다.

 

US 오픈 같은 그랜드 슬램 테니스 경기는 남자는 5세트에서 3세트를, 여자는 3세트에서 2세트를 먼저 따내는 사람이 승리한다. 1세트당 대개 6개 게임을 치루고 2점 차가 나야 이기는데, 6:6 동점이 될 경우에는 타이브레이크(Tiebreak)라 해 먼저 7점을 내게 되면 승리한다. 테니스 경기는 대개 2시간 정도 걸리지만, 이번에 그간의 부상을 치료하고 코트로 되돌아온 영국 선수인 앤디 머리(Andy Murrey)는 어제 장장 4시간 39분에 이르는 5세트 경기를 치룬 후 승리했다. 테니스 경기를 좀 보다가 말고 나중에 다시 TV를 켰는데 여전히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보며 얼마나 체력 소모가 클지 느껴졌다.  

 

사실 팬데믹 이후 주말이면 가족끼리 함께 하는 운동이 테니스다. 헨리는 수영팀에 있어 수영이 그의 일상이지만, 8월은 유일하게 수영 시즌이 끝나고 9월 새 시즌이 시작하기 전 쉬어가는 달이라 다소 여유가 있었다. 아들은 테니스를 초등학교 때부터 여름 캠프 등에서 간간이 배워왔는데, 왼손잡이라 가끔 나오는 포헨드 파워에 놀라기도 한다. 가족 셋이서 둘은 선수로 뛰고 나머지 한 명은 볼보이를 하며 여전히 덥고 긴 이 여름을 잘 보내고 있어 다행이다.

 

 

 

[뉴욕 관련 이전 글]

 

 

뉴욕, 뉴욕! T.rex가 있는 자연사 박물관 (American musuem of natural history)!

뉴욕을 처음 간 건 회사 출장 때문이었다. 월스트릿이 있는 세계 파이낸스 중심지, 트렌디한 패션, 다채로운 문화가 넘치는 도시를 한껏 기대하고 갔지만, 워낙 빡빡한 일정으로 타임스퀘어 밤��

feelingmoments.tistory.com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