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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pting to daily journeys

떠나요! 미지의 블로그 세상으로

by 헨리맘 2020. 9. 25.

난 어릴 적부터 친구를 좋아했고 늘 친구들과 우르르 몰려다니고 친한 친구 한둘이 곁에 있었다. 그래서 어려서부터 헨리는 이모들(=내 친구들)이 너무 많았다. 그들은 초중고에서 시작해 대학/대학원, 사회생활, 미국에 와 첫 동네에서 만난 친구들까지 매우 다양하다. 신랑과 번갈아 혹은 함께 타국을 왔다 갔다 하던 우리의 다이내믹한(?) 라이프와 아울러 결혼을 약간 먼저 해 모두의 귀염둥이었던 아들의 성장을 함께 지켜봐 주고 앞으로도 어떻게 자랄지 기대해주는 이들은 내게 무척 소중한 사람들이다. 

 

한국을 떠난 후 소셜미디어(인스타, 페북)를 통해 간간히 일상을 공유하는데 못 본지가 오래되었어도 근황을 서로 알고 사는 친구/지인들이 있어 고맙기도 하다. 인스타그램은 미국에서 부모님 보시라고 시작했던 거지만 넓은 의미의 친구/지인들이 있는 페이스북에 비해 가까운 친구/지인들과만 소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

 

물론 가장 친한 인생친구는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지만, 거의 매일 카톡 대화를 한다. 내 친구는 결혼이 늦어 헨리와 열 살 차이 나는 아들이 있는데 가끔 헨리 어릴 때를 더듬어 보는 재미가 있다. 어제도 친구가 아들내미가 춤추는 영상을 보내주었는데, 잊고 지내던 헨리의 그 시절 대표 댄스들이 생각나 추억해 보기도 했다. 카톡 같은 메신저가 있는 세상이어서 고맙다. 

 

반면 모든 이들이 소셜미디어 상에 있지 않아 Out of sight, Out of mind (안 보면 마음도 멀어진다) 속담처럼 결국 일부 친구들과 소식이 뜸해졌다. 한국에 2년 마다는 방문하려 했는데, 올해는 가지 못하게 되어 결국 3년이 넘게 되었다. 그러면서 이젠 기억 저편으로 사라진 친구들도 있어 아쉽지만 이젠 그냥 잘 살려니 한다. 점점 다 챙기며 살기 쉽지 않고 미국이란 물리적 거리를 핑계 삼는다. 

 

 

 

내겐 미지의 영역인 "사이언스" 뮤지엄 내 인상적 글귀 (Mar, 2017)

 

 

 

코로나 시기로 인해 블로그를 시작할 때에 난 블로그 상에 인간관계가 존재한다는 걸 까맣게 몰랐다. 소설/책을 쓰고 싶던 어설픈 마음이 남아 있어 블로그에 가볍게 글을 써볼까 하면서 시작했는데, 어느덧 4개월차에 접어들어 오늘 이 글이 90번째 포스팅이다. 사실 내 친구들은 아무도 티스토리의 존재를 몰랐다. 왜 네이버를 안하고~ 물어왔다. 

 

처음 블로그 개설 후 글이 대략 20개 정도 되었나 어느날 아침에 일어나니 첫 구독자 알림이 있었다. 그 기분 좋은 아침을 시작으로 블로그 상에서 서로 구독도 하고 피드를 오가며 소통하는 블로그 세상이 있는 걸 알았다.

 

초창기 두어 달 간은 매일 포스팅하며 마음에 드는 블로그가 있으면 나도 먼저 구독하고 그렇게 서로 오가며 댓글로 대화하던 몇 분과는 나름의 정/친밀감이 느껴졌다. 그 중 지금까지 계속 (감사하게도^^) 곁에 남아계신 분도 있고 어느 순간 블로그 활동을 안 하셔서 언젠가 다시 블로그로 돌아오시겠지 하는 분도 있다. 혹은 나만 친밀감을 느꼈던 건지 다른 분 포스팅에서는 보이나 내겐 발길을 끓어버린 분도 있다.

 

어찌보면 서로의 프로필을 모른 채 글의 토픽, 내용, 글이 주는 느낌/감성, 풍겨지는 취향 등만 보고 교류하는 건데 가끔은 정말 서로 사고가 비슷해서 뭔가 통한다고 느껴지거나 식성/취향이 비슷해 더 친근한 티친님, 혹은 포스팅 주제가 내가 좋아하는 거라 내 일방적 사랑을 뿜어내게 만드는 티친님 등 다양한 블로그 속 세상에서 우리들은 서로 생각을 공유하는 사이가 되고 있다. 사실 여전히 블로그 세상 속 인간관계는 새롭고 여전히 낯설지만 궁금하기도 하다. 

 

한편 매일 아침이면 체크하는 얼마 안 되는 애드센스 광고 수익에 웃음 짓기도 하고 예전에 비해 블로그로 접하는 다양한 한국 소식으로 멀리 있어도 빠르게 변하는 한국 트렌드에 대한 감도 얻을 수 있어 좋다. 정지된 일상 속 활력 찾고자 글쓰기 시작했던 첫 포스팅의 목적은 나름 얻은 듯 한데 앞으로 어찌 꾸려 나갈지는 또 글쓰며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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