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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생활23

텍사스/휴스턴 기록적 한파 48시간 정전 & 그 후기 [ 02/19/21 금 ] 오늘 아침 눈을 뜨며 전기가 여전히 들어와 있다는 데에 안도했다. 전쟁 같던 이번주가 어찌 지나갔는지 돌이켜보니 정말 내가 겼던 일이 실화였나 싶다. 텍사스 전역이 80년 만의 기록적 한파로 인해 처참한 한주를 보냈는데, 그 생생했던 휴스턴 상황 경험기를 들려드리려 한다. (그럼 이제 시간을 되돌려 보겠습니다...) [ 02/14/21 일 ] 영하로 떨어지며 추워질 거란 예보와 함께 밤부터 Freezing Rain (얼음비: 비와 섞여 내리는 얼음이 나무 등 물체에 닿아 얼음이 형성되는 현상) 및 Ice Pellets (얼음 알갱이)가 내렸다. 처음 보는 얼음비는 백야드 나무잎들 위에 내리면서 얼어 붙었고, 죽지 말라고 야자수 뿌리를 미리 옷가지로 쌓아두었지만 잘 버틸 수 있을.. 2021. 2. 20.
텍사스 가을은 삼한사온?! (feat. 바다 나들이 풍경) 텍사스 날씨를 일컬어 롤러코스터라 한다. 코끝이 얼듯한 찬바람이 나는 겨울 날씨는 거의 경험하기 힘들지만 가을이 오면 종종 삼일 동안에도 극과극의 날씨를 모두 경험해볼 수 있다. 지난 주말, 일정도 없고 날씨도 좋아 오랜만에 가까운 바다에 놀러갔다. 토요일 기온이 80도(섭씨 26도)였다. 물은 좀 찼지만 바닷물에서 놀기에 무난하던 여름 같던 기온은 이내 오늘 아침 50도(섭씨 10도)로 뚝 떨어졌다. 날씨예보를 보니 목요일이면 다시 기온이 올라가는 듯 하니 삼한사온이 따로 없다. (물론 찰 寒 보단 덜 추운 한자가 맞겠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이런 날씨에는 사계절 옷을 입은 사람들을 모두 볼 수 있다. 쌀쌀한 날씨에도 꾸준히 사계절 반팔 티셔츠 & 반바지 차림인 사람, 섭씨 10도도 안 되는데.. 2020. 11. 17.
커피 한 잔의 여유~ 휴스턴 맛집 (4) 브런치 카페! 미국에서 가장 맛없는 음식 중 하나가 빵이다. 마트마다 한 코너 전체가 빵이고 눈을 유혹하는 베이커리 코너도 있다. 하지만 겉보기와는 달리 여기 빵은 맛이 정말 없다. 이곳에서 맛있는 빵을 먹으려면 근처 브런치 카페를 찾아보길 추천한다. 대형 프랜차이즈에 비해 아담하면서 특색 있는 동네 브런치 카페에는 맛있는 빵, 곁들여 마실 커피, 친절한 분위기가 있다. 원래 브런치는 매주 일요일 교회 예배 후 가족끼리 함께 먹던 가벼운 식사로부터 유래되었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지금 브런치는 친구/지인들과의 사교적 성격이 더 강한 듯하다. 브런치를 어디서 할지는 친한 이들과 하는 맛집 탐방의 일환이기도 한데 이건 한국이나 미국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미국인 친구와의 브런치가 한국인 친구와의 만남과 달랐던 건.. 2020. 11. 3.
산책길 (feat. 휴스턴 우리동네 가을 풍경) 콜로라도에는 이미 눈이 왔다 하고 중/동부 역시 겨울로 접어들며 휴스턴에는 드디어 가을이 찾아왔다. 단풍 없는 가을 풍경에는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지만 낮에 오랜만에 덥지 않게 산책을 했다. 우리 집은 Cul de sec(콜더섹)에 위치해 콜더섹과 이어진 호숫가 산책로가 가깝다. 여기에서 콜더섹이란, 다른 표현으로는 Dead End (데드엔드: 막다른 골목)을 의미하는데 보통은 동그랗게 들어간 골목에 위치한 집들을 얘기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아울러 집 앞에서 이어지는 산책길은 Sidewalk(사이드워크: 인도)라 부른다는 것도 참고하면 좋을 듯하다. Cul de sec: a street, lane, etc., closed at one end; blind alley; dead-end street. any.. 2020. 10. 27.
찐 아니면 퓨전?! 휴스턴/텍사스 맛집 (3) 아시안(베트남/중식당) 다른 대도시에 있는 차이나타운과 달리 휴스턴에 있는 차이나타운은 중국뿐 아니라 여러 아시안 문화가 섞인 곳에 가깝다. 다양한 식당, 상점, 마트가 밀집되어 있고 중국어 간판도 가득하지만, 인도, 베트남 식당 뿐 아니라 홍콩 시티 몰(Hong Kong City Mall), 한국 수퍼인 H마트도 들어서 있다. 미국 내 LA 다음으로 인도/중국 인구가 많은 휴스턴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는 이 곳은 Bellaire Boulevard 주변에 형성되어 있다. 다른 나라 음식을 그 나라에 직접 먹어보지 않고 "찐" (Authentic)식당이라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름 휴스턴에도 찐 아시안 음식점들이 있다. 일단 먼저 소개할 두 곳의 식당은 가보면 식당 내에 우리 빼곤 다 그 나라 출신 사람들이구나 싶던 곳들이.. 2020. 10. 6.
단풍 대신 펌킨, 스타벅스 펌킨 스파이스 라떼가 이미~ 어릴 적부터 가장 좋아하던 계절은 가을이다. 내 생일이 있어서일 수도 있고, 한껏 멋 부리며 레이어드해 꾸며 입기 좋던 신선한 날씨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그런데 가장 큰 이유는 단풍으로 물든 알록달록한 풍경이 주는 계절의 즐거움일 것이다. 미국에 살게 되며 가장 그립게 된 계절이 가을이다. 텍사스는 딱히 가을이라 칭할 수 있는 청명한 날씨가 없다. 10월 경 뜨겁던 여름이 물러가는 듯하며 짧게 몇 주간은 덥지 않은 환상적인 날씨를 볼 수 있다. 그러다 이내 곧 겨울이 되어버린다. 추위를 매우 잘 타기 때문에 영하의 강추위가 없는 이 곳에 사는 게 잘 맞지만, 가장 좋아하던 가을 풍경을 잃고 살아야 하는 점은 해마다 아쉽다. 전에 살던 텍사스 윗동네인 오클라호마 역시 단풍에 곱게 물든 풍경은 보기 어려웠.. 2020. 8. 30.
대형 허리케인 로라 북상과 태풍 대비! 어제부터 두 개의 허리케인이 걸프 만(Gulf coast)으로 북상해 올라오며 Breaking News(속보) 알람이 날씨 채널과 뉴스 채널에서 실시간으로 울리는 중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제 텍사스의 바닷가에 대해 포스팅했는데, 그 바닷가 전체 일대가 지금 비상사태가 된 것이다. 다행히 두 개의 허리케인 중 마르코(Marco)는 잦아졌으나, 로라(Laura)는 그 위세가 무서운 수준이라 한다. 게다가 친정 엄마랑 어제 통화를 하는데 한국에도 큰 태풍 바비가 오고 있다며 걱정하셨다. 허리케인은 대서양 북태평양 동부에서 발생하고, 태풍은 북태평양 남서부에서 발생한다는 지역 차이만 있지, 둘은 같은 기상현상을 나타낸다. 미국과 한국 두 나라 모두 이 시기 큰 피해가 없길 기원하며 글을 써본다. [허리케인 관련.. 2020. 8. 26.
텍사스 바닷가에서 테일게이팅(Tailgating) 휴스턴에 살며 산을 쉽게 접하지 못해 아쉽지만, 텍사스와 어울리지 않을 법해도 근방에 가까운 바닷가들이 있다. 플로리다 해변과 같은 코발트 색상을 띤 아름다운 해변은 비록 아니지만, 텍사스의 한적한 바다는 그 자체로 운치가 있다. 텍사스는 걸프 만(Gulf Coast)를 끼고 350마일이나 이어진 해변이 있는데, 그중에 가장 바다 빛이 예쁘다는 South Padre Island는 멕시코 국경과 접해 있고, 다른 텍사스 해변에서 보기 어려운 하얀 모래사장이 있다고 한다. 이 곳은 코로나 확진자가 1만 명에 가깝게 나오며 기승을 부리던 한 달 전쯤 바닷가를 빼곡히 매운 사람들 사진으로 접했다. 블루빛 해변 옆의 거리두기나 마스크 없이 파라솔 아래 휴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사진은 충격적이었지만, 당시 사진을 보.. 2020. 8. 24.
가고픈 이탈리아! 휴스턴/텍사스 맛집 (2) 이탈리안 음식점 대학교 2학년 때 한 달 간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갔다. 지금껏 내가 가장 사랑하는 도시인 런던이 그 출발점이었고, 아마 바로셀로나가 마지막 여정이었던 것 같다. 사실 마지막 도시가 바로셀로나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난생 처음 해외로 나갔고, 한국과는 문화도, 인종도, 음식도 다른 10개국을 경험했던 좋은 추억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쉽게도 처음 시작할 때의 설레임은 유럽을 돌며 비슷비슷하게 보이기 시작한 풍경, 무거운 배낭, 더운 여름 날씨 등으로 인해 점차 여행이 끝나갈 무렵에는 그 감흥을 다소 잃었던 것 같다. 시저 카이사르가 전쟁을 끝내고 승전보를 날렸던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의 도시, 로마가 마지막 여정 즈음 끼어 있었다. 로마 제국의 흥망성쇠는 .. 2020. 8. 21.
페스트 콘트롤 (쥐들과의 동거 후 퇴치기) 텍사스에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바퀴벌레 크기가 어마무시하다는 점이다. 그 크기가 내 엄지손가락 길이 정도가 되는데, 사실 한국에서 바퀴벌레를 매우 싫어하고 무서워했지만 그 크기가 커진 바퀴벌레는 낯설어 그런지 덜 무서웠다. 아니면 처음에는 생김새가 낯설어 바퀴벌레가 아닌 다른 큰 벌레인 줄 착각했던 것도 같다. 뜨거운 여름날 땅거미가 지고 해가 질 무렵 가끔 바퀴벌레들이 동네 주변 맨홀에서 기어 나오는 걸 목격할 수 있다. 후덥지근하고 여름이 긴 텍사스는 이런 바퀴벌레뿐 아니라 각종 이름 모를 벌레들도 이 날씨를 힘겨워해 집 밖에서 서식하지 않고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한다. 그래서 집집마다 신경써야 하는 게 페스트 컨트롤(Pest Control: 해충 방제 서비스)인데, 우리집은 1년에 4번 정기적으로.. 2020. 8. 19.
텍사스에 산이 있다? 없다? 내가 가본 도시 중 가장 좋아하는 미국의 도시는 "덴버(Denver)"이다. 좋아하는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어느 곳에서나 산을 볼 수 있으며 현대적이라는 점 때문이다. 산이 내게 있어 그렇게 중요한 존재였는지 미국에 와서 살며 처음 알았다. 서울/경기권에서 살면서 주변에 멀리서라도 산이 보였던 것 같다. 따져보면 가깝게 산이 있던 건 아니지만, 병풍처럼 혹은 내 생활의 배경처럼 산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던 그런 당연한 존재였던 것 같다. 미국에 와서 산이 거의 없는 지형인 오클라호마에 살며 도시 전체가 플랫(flat)한 그 도시 풍경에 익숙해져 갔다. 가끔 로드트립으로 들르던 댈러스가 있는 텍사스의 광경은 휴스턴과 마찬가지로 오클라호마처럼 편평한 광경의 연속이자 지평선은 대개 눈높이 즈음을 벗어날 일이.. 2020. 8. 10.
댈러스/휴스턴 한국영화 상영 극장 (아쉬움 주의) 최근 영화 "반도"가 한국에서 유행인지, 한국에 있는 친구들의 소셜미디어에는 이 영화에 대한 글이 많이 올라오는걸 볼 수 있었다. 호평보다는 혹평이 좀 많아보였는데, 미국에 있으니 이 영화가 풀리길 기다린 후 쯤 보려면 아직 한참은 기다려야 할 듯 하다. 미국에서도 가끔 한국 영화를 극장에서 직접 볼 수 있다. 대부분 화제작인 경우여서 한국과 동시 개봉이거나 약간 뒤에 개봉했는데, 우리가 예전에 주로 이용했던 곳은 댈러스에 있는 한국영화 전용 극장이었다. 겉으로 보기에 별로 극장스러워 보이지 않았던 이 곳에서 아들이 좋아하는 차태현과 연기 잘하는 배우 하정우와 멋진 남자 주지훈이 나오는 "신과 함께 1," 유해진이 정말 웃겼던 "럭키"를 유쾌하게 봤던 기억이다. 게다가 그 극장에는 한국식 찡오야 오징어까.. 2020. 8.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