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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pting to daily journeys

아들의 주크박스 변천사

by 헨리맘 2020. 6. 17.

얼마 전 헨리가 이승철이 누구냐 묻는다. 엄마 어릴 적 가수인데 지금은 나이 많은 사람일걸 하니, 이 노래가 좋다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듣는다. 어찌나 반갑고 듣기 좋던지.

 

내가 중학교 때 여름 방학, 아파트 단지 근처 화실이 새로 생겼다. 유명한 선생님이라 해 그곳으로 미술 학원을 옮겼고, 뭘 그렸는지 이런 건 생각도 안 나지만, 긴 생머리의 화실 선생님은 늘 라디오를 틀어놓으셨다는 게 기억난다. 낮에 주로 화실에 갔는데, 라디오 DJ도 프로그램명도 생각나지 않지만, 이젤 건너편에서 흘러오는 발라드 노래가 너무 좋았다. 그때가 내겐 아마도 소위 요즘 말하는 90년대 발라드에 푹 빠져들게 된 시발점이었고,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가수는 김동률이다. 

 

우리집에서 엄마/아빠가 틀어놓은 음악이 아닌 아들이 선택한 음악이 흐르게 된 건 헨리 4학년~5학년 때쯤이다. 당시 우리집엔 Bruno Mars(브루노 마스) 노래가 매일 울려 퍼졌다. 왜 좋아하게 된 건지는 잘 생각이 안 나지만, 헨리는 Bruno Mars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어떻게 가수가 되었는지 옆에서 설명했다. 노래를 큰 소리로 따라 부르고 가끔 노래에 맞춰 춤도 추고 Bruno Mars의 전 앨범 전 곡을 정말 좋아했다. 이 엄마가 볼 때 가장 좋아했던 건 Count on me. 요즘도 가끔 헨리 마음의 안정이 필요할 때면(?) 이 노래를 듣지 않나 싶다.

 

 

Bruno Mars - Count on me

 

그러던 헨리가 6학년에 접어들며 Bruno Mars 노래는 우리집에서 거의 들리지 않았다. 아들의 음악 사랑은 One Republic(원리퍼블릭), Twenty One Pilots(21 파일럿츠), Weezer(위저) 등 밴드 뮤직으로 옮겨갔다. 그 외 미국인들이 많이 사랑하는지 운전할 때 라디오 틀면 단골로 나오는 Imagine Dragons(이매진 드래곤스), Maroon 5 (마룬5) 노래도 가끔 듣고, 내가 좋아하는 Cold Play(콜드플레이) 곡까지 다 록밴드 음악들이었다. 대부분 옆에서 듣기에도 신나고 특히 이 중 추천할 말한 Weezer의 Teal Album 전 곡이 리메이크인데 듣고 있자면 청량감이 느껴지는 보이스가 매력적이다.

 

 

전 곡이 리메이크 Weezer Teal Album

 

One Republic - Counting stars

 

Twenty one Pilots - Rider

 

Coldplay - Fix you

 

두둥! 어느덧 7학년 되고 지금까지 헨리가 심취한 음악은 Eminem(에미넴)이다. 랩의 신이고, 닥터 드레가 키웠고, 지금까지 가끔 하는 랩배틀에서 도전자를 여전히 이기는 그의 근황도 자세한 헨리의 설명으로 잘 알고 있다. 난 무슨 얘기던 헨리 말을 늘 잘 들어주는 엄마를 지향한다. 하지만, 랩의 신을 모독하는 건 아니나, 내게 그의 랩송은 듣고 있자면 미안하게도 시끄러운 노래이다. 

 

사춘기 아들에겐 그 시끄러운 랩송이 뭔가 철학적인 노래쯤으로 들리나보다. 헨리 말로는 Eminem 노래는 비트도 좋지만, 다른 의미 없는 랩송 가수들과 달리 Eminem 노래는 가사를 음미하며 듣는 거라 한다. Enimen이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얘기하고 늘 하고 싶은 말을 노래로 해서 좋다고 한다. Eminem 노래는 옆에서 듣다 보면 난 전혀 알아들을 수가 없어 공감이 또 어렵다. 

 

이제 8학년는 앞둔 여름 방학이 지나면, 다시금 바뀔 헨리의 음악 취향을 기대해 본다. 그런데 Enimem은 생각보다 너무 오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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