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apting to daily journeys

파뿌리와 블로그

by 헨리맘 2020. 7. 6.

블로그를 하다 보니, 글 쓰는 나름의 습관도 생겼다. 그 날의 포스팅은 가급적 오전에 하려는 편인데, 일을 할 때 좀 미리 하는 편이라 전날 써놓은 글을 오전에 마무리해 포스팅한다. 글 쓰는 작가도 아니면서, 처음엔 그 날 써서 당일 포스팅하려니 왠지 촉박하고 버겁게 느껴졌다. (일단 될 때까지는 1일 1포스팅 노력 중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니 옆에서 늘 책을 써보라던 신랑도, 부모님도 좋아하셨는데 특히 아버지는 가장 적극적 지원군이 되셨다. 내 글을 읽으시고 당신 생각도 보내주시고 종종 글감에 대한 피드백도 주셨다. 그래서 포스팅 글에 대해 아버지와 나누는 짤막한 카톡 대화가 또 다른 일상이 되었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니, 멀리 사는 친구들도 좋아했다. 간간히 하던 페이스북이 있었지만 광고성 글로 가득 차며 점점 안 보게 되고 한국에서 유행이던 카카오스토리는 언젠가부터 더 이상 들여다보지 않는다. 그나마 내가 종종 업데이트하는 인스타그램은 친구들이 많이 사용하질 않는다. 친구들은 블로그에 글을 써보려 한다니 다들 잘 생각했다, 좋은 생각이라며 기뻐해줬다. 

 

그런데 사진 위주의 타 소셜 미디어와 달리 블로그는 글 위주라 성격도 다르고 시간도 많이 쓰게 되었다.

 

여긴 한국보다 14시간 늦게 하루를 시작한다. 그래서 글을 올리고 나면 보통 한국은 이미 자정 전후가 된다. 포럼이 뭔지 알게 되어 블로그를 그럭저럭 한 달 정도 했으니 하며 내 블로그 소개글도 올렸다. 다른 좋은 글이 있으면 구독도 하고, 통과가 쉽지 않다는 구글 애드센스도 신청하였고, 구글 애널래틱스(google Analytics: 방문자 데이터 수집 사이트)도 살펴보니 내 글은 한국과 미국에서 7대 3의 비율로 보고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엊그제는 글을 올리고 나서부터 바로 방문자 수가 평소보다 급증해 있었다. 영문을 모르다 우연히 나중에 스토리를 보게 되었는데, 알고 보니 스토리 메인 중앙에 내 글이 떠 있었다.

  

 

(방문해 주시고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

 

 

스토리 중앙에 떠 있던 내 포스팅

 

 

한편 아들이 유튜브 광팬인데, 한국, 미국 프로그램 가리지 않고 보는 게 참 많다. 역시 활자를 읽는 것보단 영상을 보는 걸 훨씬 더 좋아하고 즐기는 세대라는 걸 옆에서 보며 느낀다. 그리고 항상 이런 유튜버들의 프로그램 엔딩은 구독해 주세요 혹은 좋아요 눌러주세요, 구독은 사랑입니다가 늘 붙었다.

 

난 블로그를 시작하며 방문자 수에는 무심하겠지 했던 생각이 진심이 아니었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글을 썼다는 건 내 생각을 누군가와 공유하고자 해서이고, 사람들이 내 글을 많이 읽을수록 블로그에 대한 흥미나 동기가 더 생기는구나 하는 걸 메인에 떠 있던 내 포스팅과 방문자 수를 보며 깨달았던 하루였다. 게다가 이 블로그라는 공간에서 만나게 되는 새로운 시각의 사람들을 알게 되는 재미도 타지에서 새로운 친구를 얻은 듯한 기쁨을 주었다. 

 

또한 아울러 아들이 즐겨 보는 유튜브 중 "코디 밀러(Cody Miller)"와 "파뿌리"가 생각이 났다. (코디 밀러는 유튜버인 미국 수영 선수인데 나중에 한번 소개할 일이 생길 듯하고, 유명인이니 여기선 일단 빼기로...)

 

"파뿌리"는 부산에 사는 세 친구들이 만든 먹방이다. 이들이 하는 유튜브는 내가 얼핏 같이 봐서 알기론 "24시간 동안 떡볶이 먹기 챌린지" 혹은 "내기를 해서 한 명은 육식, 한 명은 채식만 하루 종일 먹기" 등의 콘셉트 방송을 한다. 아들은 3년 전부터 그들의 팔로워라 그 친구들의 성장 과정을 죽 지켜보기도 했고 나름 애정도 깊다.

 

처음에 헨리가 보기 시작했을 때는 이들은 4만 명정도 팔로워를 가졌다. 아들이 가끔 설명해줘서 아는 바에 따르면, 그땐 가난해서 방 하나에 작은 화장실이 딸린 옥탑방에 친구 셋이 같이 살았다고 한다. 그러다 점점 팔로워가 많아지며 방이 두 개인 아파트로 이사했고, 지금은 지하까지 합쳐 복층이며 방도 네 개 있는 집에 살고 있다. 그리고 지금은 편집하는 직원까지 하나 채용했다 한다. 게다가 이제는 구독자 수가 1백만 명이나 되는 유명해진(?) 유투버들이다.

 

이들이 이렇게 성장하기까지 내 아들도 늘 그들 곁에 있고 방송을 지켜봐 주고 응원해 줬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다. 

 

난 전업 유튜버인 삼인방 진열이, 강호이, 노랭이 이들과는 다르지만, 블로그를 시작할 때는 생각도 안 했던 건데 내가 글을 계속 써 나아가면서 헨리 같은 지원군들이 내 곁에 계속 있을까 하는 의구심과 파뿌리를 앞으로도 계속 좋아할 아들의 애정이 내심 부러웠다.

 

 

(하트와 구독은 사랑입니다!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