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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 activities

미드와는 다른 미국 학교 생활 실제 (1)

by 헨리맘 2020. 10. 23.

드라마 속 세상은 현실과 다르다. 더 어두운 모습일 때도 혹은 과장된 장밋빛일 때도 있다. 미국에 살면서 접한 드라마 중에는 고등학생들이 주인공인 경우도 많았는데, 이들은 아직 성인이 아니지만 당면한 문제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중 인상 깊게 봤던 드라마로는 13 Reasons Why (한국판 제목: 루머의 루머의 루머), Riverdale (리버데일) 등이 있다.

 

13 Reasons Why는 2017년 시작해 시즌 4까지 나온 베스트셀러 소설에 기반한 드라마 시리즈인데 난 시즌 3까지만 봤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복잡해지며 사건도 과감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등장인물의 다양한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뿐 아니라 영어 공부로도 손색이 없긴 하지만 가벼운 내용을 다룬 드라마는 아니다. 이 드라마를 한국에 있는 친구와 이 드라마 얘기를 하던 와중, 어디 무서워 미국 학교 다니겠냐며 혀를 내둘렀다. 

 

Riverdale은 꽤 유명한 청춘 드라마인데 스릴러물로 역시 시즌 4까지 나온 드라마 시리즈이다. 난 시즌 2까지만 봤는데, 시즌 1에서는 그나마 드라마 같던 이 시리즈는 시즌 2에 접어드니 이들이 과연 고등학생일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 게다가 지나치게 과장된 폭력과 선정성 때문에 이후 시리즈는 보기 꺼려졌던 게 사실이기도 하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이 딱 맞는 드라마였다.

 

 

 

13 reasons why 미드 관련 (이미지 출처: newarena.com)

 

 

 

이런 드라마들을 보면서 내가 간접 경험해 알고 있는 미국 학교 생활과 너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늘은 그 점에 대해 짚어보고자 한다. 이건 철저히 내 의견이라는 점은 먼저 밝힌다. 

 

(1)라커룸 앞에서의 학교 생활의 낭만은 있다? 없다?

 

드라마를 보면 학생들의 학교 생활을 보여주며 라커룸 장면이 자주 나온다. 아이들은 라커룸 앞에서 긴 시간을 보내며 친구들끼리 책을 정리하며 서로 얘기도 하고 커플끼리 가벼운 애정 행각을 벌이기도 한다. 미드 속 라커룸은 대부분 잔뜩 치장이 되어 있는 건 물론이고, 보통 홀웨이(Hallway:학교 복도를 칭함) 양 옆에 있는 라커룸 앞에서 학생들은 활기차게 서로 교류하고 대화가 끊이지 않는 장소로 묘사가 된다.

 

미국은 수업 스케줄에 따라 학생들이 교실을 옮겨다닌다. 헨리의 중학교만 해도 한 학년당 거의 500명, 그러니 약 1500명 아이들 (6~8학년)은 쉬는 시간 동안 교실을 찾아 이동한다. 이동을 위해 애들에게 허용된 쉬는 시간은 딱 5분이다. 그러니 현실 속에서는 라커룸을 들르고 친구들과 떠들기엔 턱없이 시간이 부족하다. 실제로 아들은 6학년 초반 라커룸을 배정받았지만 아예 사용도 안 했는데 그 이유가 시간이 없어서였다. 몇몇 여자 학생들은 꾸미고 사용하기도 했다고 한다. 대신에 아이들은 정말 큰 백팩(Backpacks: 책가방) 속에 모든 책을 다 넣고 늘 짊어지고 다닌다. 한번 아들 백팩 무게를 잰 적이 있는데, 약 20 파운드(=9kg) 쯤 되었다. 

 

고등학교면 아들의 중학교보다 두 배쯤 학생들이 많으니 약 3000명의 아이들이 주어진 5분 동안 수업 스케줄에 따라 교실 찾아 다니기에 바쁜 게 현실이니 라커룸 앞에서의 학교 생활의 낭만은 "없다"라고 보는 게 맞겠다. 

 

(2) 한국보다는 자유로운 수업 그러나 쉴새 없이 닥치는 게 있다. 그것은 무엇?

 

미드 속에서 나오는 수업 장면에서 선생님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키팅 선생님처럼 책상 위에 걸터 앉거나 학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자유롭게 아이들과 대화한다. 아이들은 똑바로 앉기보다는 한국에서는 혼날법한 자세를 취하고 삐딱하니 수업을 듣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실상은 한국 보단 좀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선생님과 아이들이 대화를 주고받고, 선생님을 대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더 편안해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미드에서처럼 누워있다거나 불량스러운 자세를 취하거나 수업 시간에 늦은 학생은 미국에서도 선생님께 지적을 받았다.

 

선생님 과정의 일환으로 학교 관찰 실습(School Observation) 때 직접 본 인상적인 수학 시간을 예로 들면, 선생님은 아이들이 문제 푸는 동안 음악을 틀어주셨다. 그때가 작년 이맘때라 할로윈 관련 음악을 틀어주셨는데 아이들은 문제를 풀며 아는 노래가 나오면 따라 부르기도 했다. 수학 문제 풀며 재미있는 음악을 듣는다는 건 부러운 장면이었다. 

 

반면 한국이 워낙 입시지옥이다 보니, 미국애들은 수업 시간에 매우 자유로우며 운동만 하러 몰려다니고 즐겁게만 지낸다고 생각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미국 학생들에게 끊임없이 닥쳐오는 것이 있는데 그건 바로 "테스트"이다. 미국에서는 아들이 다니는 중학교 기준으로 보면 1년에 6개 학기가 있는데, 한 학기당 6주 기준으로 성적이 매겨진다. 6주 동안 Major Test(가장 성적 비중이 높음) 3개, Minor Test 4~6개, Other grades 10개 쯤 이 모두가 성적에 반영되는데, 고등학교 때는 더하다고 보면 될 것이다. 3개 학기를 마치면 한국식으로 성적에 반영되는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있다. 아울러 매학년 말에는 주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테스트도 본다. 그러니 어찌 보면 아이들은 무수히 많은 테스트를 치며 학교를 다니고 있는 게 실상이다.

 

 

(특징적인 두 가지만 먼저 정리해봤고, 차차 또 생각나는 것도 기회 봐서 연재해 보도록 할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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