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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 activities

Kids Triathlon (철인3종)의 추억

by 헨리맘 2020. 7. 2.

"Give 7 Minutes. Raise $5 for Kids Triathlon! " 이런 메일이 왔다.

(7분만 쓰면, 키즈 철인 3종을 위해 5달러가 올라갑니다!)

 

Kids Triathlon (철인 3종: 수영, 사이클, 달리기 세 종목을 이어서 하는 경기) 후원 업체가 주관해 서베이에 참가하면 5달러가 Kids Triathlon에 기부되는 펀드레이징 관련 메일이었다. 작년에 헨리가 참가한 경기를 마지막으로 휴스턴에서는 더 이상 경기가 열리지 않는다는 메일을 받고 아쉬웠는데, 올해는 팬데믹으로 전 지역 행사가 취소되었다.

 

그래도 향후 다른 지역에서 열릴 행사에 나로 인해 5달러가 기부되니 기쁜 마음으로 서베이에 참가했다. 

 

작년에 헨리는 Kids Triathlon 휴스턴 경기에 처음 참여했다. 매해 4월 말 Kids Triathlon은 휴스턴 외 애틀랜타, 뉴잉글랜드 지역 등 여러 곳에서 함께 열렸다. 휴스턴에서는 애들 연령대별로 금, 토, 일 3일 간에 걸쳐 행사가 진행되었다. 헨리는 11-15세 시니어(Senior) 그룹에 속해 마지막 날인 일요일에 경기를 했다.

 

Triathlon은 경기 당일 날 말고도 사전 준비가 꽤 많았다.

 

일단, 경기 전날 정해진 시간에 미리 행사장에 경기에 뛸 바이크를 가져다 놓고 본인 티셔츠와 레이싱 패킷을 받아와야 했다. 경기 당일에는 새벽 6시까지 선수들 집합이었다. 행사장은 NRG Stadium이라는 곳인데, 주로 풋볼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이다. NRG Stadium은 집에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휴스턴 다운타운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어 경기 당일 말고도 이틀간 왕복에 적지 않은 시간을 써야 했다. 

 

게다가 6~15세 연령대 애들이 총 3,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대회인 만큼, 사전에 대회 관련 유의사항 메일이 끊임없이 와서 뭔가 이렇게 복잡한 거야 하며 적잖이 당황했다. 휴스턴에서는 작년이 8번째 경기였는데, 이 대회 진행을 위해서는 약 300명 이상의 발런티어들이 총동원되었다 하니 규모가 큰 행사였던 셈이다. 

 

 

2019년 Kids Triathlon 코스 설명 지도

 

경기는 오전 7시 30분부터 시작되었다. 먼저 자기 차례를 기다려 25yard 수영을 하고, 얼른 바이크가 있는 곳으로 가서 미리 준비해 놓은 헬멧과 티셔츠를 입고 6 mile이 되는 사이클 코스를 돈다. 이후 마지막 지점까지 열심히 1 mile을 달리면 경기가 마무리되는데, 큰 행사장 내에 부모들은 각자 애들 코스를 따라 옆에서 뛰어다니느라 아수라장이었다.

 

선수는 정해진 코스에 따라 레이스를 하기 때문에 부모는 자기 애의 페이스에 맞춰 따라다녀야 했는데, 중간에 자기 애를 놓친 부모도 있고 자기 애의 레이스 코스를 몰라 헤매고 있는 부모 등 다들 우왕좌왕 속에 경기가 진행되었다. 신랑과 나도 그 수많은 애들 중에서 아들을 찾으려고 눈을 크게 뜨고 쫓아다녔다. 즐겁게 헨리가 경기를 다 마치고 나니 오전 10시도 채 안되었다. 아침에 뭔가 많은 걸 한 듯한 뿌듯함이 느껴졌다.

 

경기가 다 끝나고 애들은 나눠주는 메달을 매달고 본인 등수도 확인하고, 텐트 밑에 키즈 선수들을 위해 준비된 스낵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휴식을 취했다. 

 

 

어딘가에 있을 수영 중인 아들

 

사이클 중인 헨리, 3종 경기 중 이게 제일 재미있었다고...

 

마지막 달리기 코스

 

경기가 다 끝나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주차장으로 나오니 급격하게 피로감이 몰려왔고, 우리는 얼른 집에 가서 쉬자했지만 바로 집으로 출발할 수가 없었다.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는데, 바로 바이크를 차에 싣는 일이었다. 두 대의 차로 가자고 했던 내게 신랑은 자기가 뒤 좌석에서 바이크를 잡고 타면 된다며 한 대로 움직이자고 했다. 바이크를 가져다 놓을 때는 별 탈이 없었다. 

 

그런데 똑같은 차인데도 이번에는 바이크를 실으려는데, 바이크가 영 트렁크에 들어가지 않는 것이었다. 옆에서 차를 빼는 다른 가족들은 모두 우리를 안쓰럽다는 듯이 쳐다봤고, 아들은 창피하니 빨리 하라며 성화였다. 결국 그 넓은 주차장에 있던 모든 차들이 사라지고 나서야 우리는 간신히 바이크를 트렁크에 넣을 수 있었고, 신랑은 거의 끼이다시피 차에 탈 수 있었다. 

 

내가 운전하며 집으로 돌아오던 길, 바이크에 거의 눌리다시피 뒷자리에 불편하게 앉았던 신랑과 아빠 때문에 자리를 좀 좁게 하고 내 옆에 탄 아들, 두 남자 모두 엄청 코를 골며 꿀잠을 자며 왔던 기억이 난다.  

 

아무쪼록 Kids Triathlon은 좀 번잡스러우면서도 꽤 재미있었던 행사라 나 말고도 서베이에 많이 참여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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