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는 살아보진 않았지만 어쩌면 아직까지는 텍사스에서 휴스턴만큼이나 많이 친숙한 곳이다.
휴스턴에서 2년여 살아가니 이곳에서의 생활은 익숙해졌지만, 오클라호마 살던 시절 동안 꼬박 네 시간 운전해 가던 댈러스 곳곳은 추억이 깃든 곳이다. 그중 하나가 댈러스 과학 박물관(Perot Museum of Nature and Science)인데, 여기는 뮤지엄 본연의 특성인 "볼 것" 외 키즈 눈높이에 맞춰 "놀 것"이 정말 다채로운 곳이다. 인터랙티브한 체험놀이가 가득 있는데, 예컨대, 지진도 강도별로 경험해 볼 수 있으며, 가장 빠른 동물인 치타, 공룡 등과 달리기도 할 수 있다.
아들 헨리가 초등학생일 때 언제 가도 너무 즐거워 했다. 자주 가다 보니 나중엔 연간 멤버십을 끊어 입장 시 줄을 설 필요 없이 바로 입장하는 혜택을 누리며 즐겁게 드나들던 곳이다. 이 뮤지엄은 인기가 많아서 바깥에서까지 줄을 서 대기 시간이 길기 때문에 일단 일 년에 두 번 이상만 간다면, 연간 멤버십을 끊는 건 금전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훨씬 이득일 듯하다.
2012년에 생겼으니 꽤나 최신식 뮤지엄인 셈이다. 일단 건물 밖에서부터 "나는 박물관"하는 위엄을 자아내는 웅장한 건물이 서 있는 게 아니라, 건물을 들어서기 전 건물 앞에 있는 귀여운 개구리 동상들과 그 사이 작은 연못을 뛰어다니며 노는 어린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먼저 보게 되는 곳이다.
헨리는 늘 뮤지엄을 다 보고 나와서도 꼭 그 앞 야외 놀이공간에서도 뛰고 놀았다.
지하부터 4층까지 키즈 눈높이 위주 체험거리가 층층마다 즐비하다. 우린 주로 이 곳에 가면 지하에서 한참을 놀고 난 후에 맨 위층으로 가서 한층씩 내려오며 둘러봤다.
먼저 아들이 제일 신나게 놀았던 지하에는 Sports Hall(스포츠홀)이 한 코너에 있다.
들어가기 전부터 입구에 있는 리액션 타임 놀이(?)가 있는데, 누르면 색상도 변하고 소리도 나온다. 헨리는 늘 이 벽을 물론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인기가 가장 많았던 Run Wall(달리기 벽)은 치타나 T.rex 등 동물을 고른 후 함께 달리기 시합을 할 수 있고, 시합 후 달리기 주자별 레이스 속도 및 랭킹이 분석되어 나온다. 늘 두 남자의 승부욕을 자극했지만 갈 적마다 한 번도 두 남자는 T.rex와의 레이스에서 이 공룡을 이길 수 없었다. 또한 Motion Lab(동작 랩)이 있어 다양한 스포츠 동작을 하고 그에 대한 영상분석을 해 볼 수도 있다.
4층 Hall of Bird (새 홀)에서는 화면 위의 새가 되어 어디든 날아다닐 수 있고, Life then and now Hall (과거와 현재 홀)에는 빠질 수 없는 공룡 T.rex가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3층 Dynamic Earth Hall (지구 홀)에서는 지진의 강도에 따른 지진을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체험 공간과 토네이도를 직접 생성시켜 볼 수 있는 볼거리 등이 있다. 지진 체험은 늘 줄이 길고 사람이 많지만,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줄도 금방 줄고 지진 강도도 직접 선택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제일 센 강도를 택해도 실제 상황이 아니라 그런지 생각보다 약해서 난 약간 시시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아들은 지진 체험을 할 적마다 즐거워했다.
또한 같은 층 Energy Hall (에너지 홀)에서는 6,500 피트 아래로 내려가 셰일석유 시추(Shale Drilling) 탐사 체험도 할 수 있다. 이건 이색적일 수 있지만, 내가 사는 휴스턴이 석유 산업의 도시인만큼 그와 관련한 과학 원리를 탐구해 봤던 건 나름 유익한 체험이다.
이쯤만 되어도 꽤 체험도 많이 하고 구경도 많이 했다 생각하겠지만, 2층 Engineering and Innovation Hall (엔지니어링 홀)에 들어서면 또 한바탕 놀거리가 펼쳐진다. 미국은 과학 강국 위상에 걸맞게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nd Math: 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관련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많이 강조하는데, 이 곳이야말로 진정한 STEM 교육 공간이 아닐까 싶은 훌륭한 체험관이었다.
한나절 잘 놀고 나오면 배가 고플 때이고, 1층에 있는 카페테리아에서 간단한 스낵 거리를 먹을 수 있다. 메뉴는 키즈 위주 치킨 너겟, 후라이드 감자, 피자 등인데 썩 맛있지는 않지만 이 뮤지엄에 오면 꽤 많은 시간을 머물게 되기 때문에 빠지지 않고 들렀다.
글 쓰는데 옆에 온 헨리에게 이 곳을 얘기하니, "아~ 거긴 내가 굉장히 잘알지!" 한다. 그곳에서 초등학교 시절 아들이 즐거워하던 그때가 나도 눈에 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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