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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pting to daily journeys

비긴 어게인 2 뒤늦은 시청 중 & 음악 공유

by 헨리맘 2020. 8. 7.

드라마 정주행의 미국식 표현이 Binge-Watching이다. TV 드라마 여러 편을 줄기차게 이어서 볼 때 쓰는데,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제는 지겨워질 만큼 Binge-watching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아 잘 보지 못했던 한국 드라마를 이 시기에 다소 섭렵했다.

 

문제는 그 첫 단추를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의 완벽한 연기 조합과 다음 회를 바로 보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든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졌던 드라마 "시그널"로 여는 바람에 너무 눈이 높아져 버린 것이다. 난 한국에서도 드라마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고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예컨대, 이종석이 주연인 드라마, 너목들, 당잠사, W, 등등 ㅋㅋ )에만 가끔 빠지는 타입이다.

 

반면 신랑은 로맨틱 드라마를 원래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드라마를 발견하면 그 드라마를 몇 번이건 반복해 보는 수준이라 어찌 보면 신랑이 더 아줌마 취향이다. 아들은 이미 짧고 재미있는 유튜브 영상에 길들여져 있어 웬만큼 잘 만들어지지 않은 드라마에는 눈길을 주지 않는 편이다. 특히 아들은 액션과 추리가 적절히 가미된 드라마 류를 좋아하는데, 다소 폭력적이긴 하지만 "나쁜 녀석들 1"을 제일 좋아했다.

 

그래서 그간 이런저런 명품 드라마를 다 보고 난 후, 한동안 우리는 TV를 멀리 했다. 난 코로나가 이렇게 오래갈 거라곤 상상도 못 했고 그러면서 드라마 Binge-watching은 그냥 시들해져 버렸다.  

 

최근에 신랑이 좋은 프로그램이 있다며 함께 첫 회를 본 게 "비긴 어게인 코리아 시즌4"였다. 그러다가 예전 한국 갔을 때 그해 여름에 시작했던 "비긴 어게인 시즌 1"을 너무 감동하며 봤던 기억이 났다. 힐링되는 음악 프로그램이었는데 찾아보니, 그 뒤로도 여러 시즌이 나왔고 우린 그냥 시즌 2로 돌아가 뒷북 방송 시청을 시작했다. 늘 흔하게 접하는 팝송도 꽤 즐겨듣는 편이지만, 아무래도 예전 좋아하던 한국 가수들의 노래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애정이 간다. (음악 프로그램 Binge-watching이라니...ㅋ)

 

"비긴 어게인 시즌 2"는 배경이 포르투갈이었다.

 

예전에 친구가 포르투갈로 주재원을 나갔는데, 그 친구 말로는 곳곳이 아름다워서 서유럽에서 뿐 아니라 다양한 나라에서 관광을 오는 곳이라며 추천을 했다. 아쉽지만 직접 가볼 기회가 있지는 않았다. 듣던 바대로 포르투갈의 이국적인 배경은 서유럽과는 또 다른 멋짐과 매력이 있었고, 난 특히 박정현, 하림, 헨리, 악동뮤지션 수현팀이 버스킹을 하기 시작할 때부터 완전 이 프로그램에 빠져버렸다. 

 

하림은 예전에도 좋아했던 가수였는데, 내가 알던 곡은 두어 곡이었는데 이번에 알게 된 좋은 곡이 있었고 팀을 리딩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가져 매력적이었다. 박정현은 말이 뭐가 필요하겠는가, 박정현인데. 어쩜 그 작은 체구에서 그렇게 파워풀한 보이스가 나올 수 있는 건지, 매번 박정현의 노래는 소름이 돋으며 듣게 되고 프로그램 중심에 그녀가 있다는 자체가 감사했다. 하림과 박정현은 오래된 친구였는데, 둘의 편안함이 이 버스킹의 팀워크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 한 몫해 보였다. 역시 오랜 친구는 늘 좋다.

 

헨리는 우리 아들과 이름도 같은데 성격도 왠지 비슷해 보이면서 훌륭한 바이올린 연주에 건반이며 노래까지 잘하고, 게다가 자기 맡은 바에 대한 성실성과 책임감이 대단해 보여 칭찬해 주고 싶었다. 수현은 어릴 적 양배추 인형이 자꾸 생각났는데, 신이 그녀에겐 참 예쁜 목소리를 선물로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정현 옆에 있어도 예쁜 목소리와 가창력으로 조화가 잘 이루어져 너무 예뻐 보였다. 

 

다들 한국에서 이미 예전에 이 프로그램을 보셨을 거라 생각되지만, 보면서 다시 들어도 좋을 곡들을 공유해 보겠다.

 

 

 

박정현 "꿈에"

 

 

박정현이 이 "꿈에"를 독창하는데, 포르투갈 현지인들의 표정이 "어떻게 저렇게 노래를 할 수가 있는거야?!"하는 얼굴이었다. 한국어를 비록 모르더라도 좋은 음악은 통할 수 있고, 훌륭한 가창력과 섬세한 감성은 감동을 준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아~박정현 이 언니는 언제 들어도 정말 노래를 너. 무. 잘 부르신다...) 예전 "나는 가수다"를 보며 박정현은 인간이 아닌 걸로, 그냥 인간 이상의 노래를 부르는 예쁜 괴물로 여기기로 했다.

 

 

 

하림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with 헨리 바이올린 연주

 

 

 

하림의 "출국"이란 노래를 예전에 너무 좋아했다. 하림은 특징이 노래 부를 때 담담하게 꾸밈이 없이 부르는데, 그 자체가 그냥 감동을 주는 뮤지션인 듯 싶다.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 들으며 또 한 번 그 생각이 들었다. 담백하게 자기의 얘기를 하는 듯한 창법이 더 와 닿고 오랜만에 들으니 너무 좋고, 헨리의 바이올린 연주는 고급지며 잘 어울렸다. 그날 밤 아들 헨리는 갑자기 그간 손도 안 대고 있던 바이올린을 이층에서 꺼내 들고 와서는 악보를 펼치고 안 하던 연습을 했다. 

 

 

 

수현의 "인연"

 

 

 

이선희는 친정 엄마가 좋아하는 가수이다. 나도 어릴 때 같이 좋아했던 것 같은데, 그녀의 노래를 수현의 맑고 예쁜 목소리로 들으니 색다르면서 더없이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었다. 수현의 목소리는 들으면 와인 한 잔이 생각나는 그런 음색인 듯 싶다. 그리고 웃을 때 광대뼈가 도드라지는 동그란 얼굴이 볼 때마다 귀여운 듯하다. 예전에 처음 볼 때 악동이던 꼬마가 숙녀가 되어 더 귀여운 느낌이 드나 보다. (어느덧 이런 친구들을 보면 엄마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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