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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 to live in US

미국에서 치과/교정치과 경험 공유

by 헨리맘 2020. 8. 8.

어제 아침 아들 헨리의 브레이스(Brace: 교정장치)를 드디어 뺐다. (맑게, 자신 있게 이제는 맘껏 웃거라 아들!!) 약 2년간 있던 브레이스가 없으니 얼마나 홀가분하고 좋을까. 나도 그 느낌을 정확히 안다. 아들을 키우며 유전의 힘이 크다고 느껴지는데, 나도 어릴 적 초등학교 때 2학년부터 6학년까지 교정을 했다.

 

지금과 비교하니 그땐 교정 기간이 더 길었다. 게다가 매달 한번 가는 정기검사일은  대개 수요일이었는데, 하필 그날따라 애들 생일파티가 많아 난 매번 빠져야 해서 어린 마음에 속상한 날이기도 했다. 대신 아버지는 치과 진료가 끝나면, 꼭 당시 치과 근처에 있던 트램폴린이 옥상에 있던 백화점에 들러 놀게 해주시며 나름 그 시간을 보상해주셨던 게 기억난다. 

 

아들이 교정하는 걸 보면 요새는 브레이스 색상도 바꿀 수 있어, 매번 정기 검사 때마다 헨리는 초록, 파랑, 보라, 회색 등 다양한 색으로 바꿨다. 기분에 따라 바꿨던 아들의 다양한 브레이스와는 달리 내가 어릴 때 하던 브레이스는 그야말로 철사색 그 자체였다. 그래서 어딜 가면 왜 철사를 끼고 있냐는 꼬마들의 질문을 늘 받았다. 게다가 난 잘 때에도 얼마간은 외장형(?) 철사 구조물까지 끼고 자야했다. 

 

미국에서는 치과(Dentist/Dentistry)와 교정치과(Orthodontics)는 별도이다.

 

두 치과 모두 일부 비용을 커버해주는 치과 보험은 일반 메디칼 보험과 또 별도이다. 미국은 의료 비용이 많이 든다는 말이 여기서 나온다. 한국처럼 국가 보조 의료 제도가 발달되어 있지 않아 상대적으로 미국인들은 높은 보험비를 부담하며 사는 듯 하다. 회사에서 가입한 보험별로 내는 금액이 다르며, 보험사가 커버해주는 범위도 다소 다를 수 있다. 게다가 치과 중에는 가입한 보험과 계약이 되어 있지 않은 곳도 있어, 그럴 경우 혜택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러니 치과를 선택할 때도 미리 가입한 보험과 계약된 치과인지 확인해 "In-network Office"를 찾는 게 중요하다. (처음엔 나도 치과 한번 가는데 뭐가 이렇게 복잡한가 의문을 가지기도 했다. ㅋ) 

 

보통 6개월마다 받는 정기 체크업은 치과에서 클리닝, 불소치료 등을 한국에서처럼 받는다고 보면 된다. 치과만 잘 정하면 되겠다 생각하겠지만, 마음에 맞는 치과를 찾는 것도 미국에서는 일이었다. 지금은 실력 좋은 인도인 치과의사가 있는 곳에 안착해 온 가족 잘 다니고 있다.

 

처음 이사와서 추천받은 다른 두 곳의 치과는 클리닝을 받으며 고문당하는 기분이었다. 대개 치과에는 치과의사 외 테크니션이 있는데, 보통 클리닝 때 이 테크니션을 잘못 만나면 정말 괴로운 클리닝을 받을 수 있다. 심지어 신랑은 테크니션이 충치를 때운 자리를 클리닝하며 마구 파내는 바람에 돈까지 새로 내고, 치료를 다시 받았던 경험도 있다. 지금 다니는 치과는 치과의사가 직접 클리닝을 해주고 실력도 좋아 이 치과를 잘 찾게 된 데 감사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꼭 여러 곳을 다녀보며 잘 맞는 치과를 선택해야 한다. 영혼 없이 일하는 테크니션을 만나면 낭패를 겪을 수 있으니...

 

교정치과의 경우, 헨리의 교정경험을 미루어 보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 미리 교정치과 상담을 받는 게 좋은 듯하다. 

 

아들은 교정을 11살부터 시작했지만, 그보다 훨씬 전에 앞니 옆 위아래 네 개를 발치했다. 발치는 교정치과에서 직접 해주는 게 아니었다. 상담받은 내역을 치과에 다시 알려주고, 시기를 정해 치과에 가서 치과의사와 다시 상담을 한 후에 발치를 했다. 이건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라는 과정에서 치아 사이 간격을 미리 확보해 다른 이가 용이하게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교정은 영구치가 다 난 이후에 시작했던 것 같다.

 

교정하기 전 한국에 들렀을 때, 한국에서 다니던 치과에서도 상담을 한번 받았는데 요새 한국은 발치를 해 교정하기 보다 20살까지 이가 다 자란 후에 발치를 하고 턱을 넣는 수술을 한다며 이미 아들이 발치한 걸 아쉬워 했다. 반면 미국은 주변 아들의 친구들을 봐도, 그런 수술 방법보다는 어릴 적에 발치를 미리 해 청소년기에 턱이 자라면서 치아와 같이 교정해주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는 듯 했다. 

 

역시, 교정치과도 치과와 별도로 찾아야 했다.

 

보통 교정상담을 받으면, 시기, 발치를 하는 게 좋을지, 교정 선례, 등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이 역시 두어 곳 추천을 받아 상담 후 비교해 골랐다. 교정치과 별로 금액도 다르고, 보험사 처리 방식 등이 달라 교정치료 비용 청구 방식 등이 모두 달랐다. 역시 가입된 치과보험의 In-network Office를 찾는 게 당연하고, 교정치과를 가보고 상담을 해보면 어느 곳이 우리와 맞을지 딱 감이 온다.

 

끝으로, 미국 치과는 대개 늦게 열고 일찍 닫는 편이다. 보통 오전 9/10시에 문을 여는데, 보통 4시면 닫고 수요일 혹은 금요일에는 아예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니, 이곳에서 치과의사는 일주일에 4일만 일하는 직업이었다. 우스개 소리로 난 헨리에게 커서 치과의사 되면 여유시간이 많아 최고의 직업이겠다 했지만, 아들은 손으로 남의 이 만지는 직업은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사실 교정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브레이스가 없는 매끄러운 이빨의 느낌이 얼마나 좋은 건지 상상할 수 없을 듯 하다. 혀로 만져지는 브레이스, 철제 이물질의 느낌이 난 상당히 별로였다. 아들, 그간 교정치과에서 먹지 말라고 해 먹지 못했던 껌, 캬라멜, 팝콘 등 맘껏 드시게나! (비로소 브레이스 벗은 걸 축하^^)

 

 

 

치과에서 준 캬라멜 등이 담긴 구디백(Goodie bag)과 축하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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