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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pting to daily journeys27

미국에서 전업주부 벗어나기 여정 첫이야기 (feat. 구직앱 정보) 글을 매일 쓰게 된 일상 자체가 요즘은 즐겁다. 지금 떠올려 보면, 미국에 와서 처음 3 년간은 한국모드에서 미국 모드로 나를 바꾸기 위한 시간이었다. 여기 생활에 대해 좀 알고 사람들도 익숙해지고 친구도 생기고 좋아하는 운동도 생겼던 게 그 쯤되서인 듯하다. 선수급은 아니지만 2년 동안 USTA(United States Tennis Association) 테니스 대회에도 참가했다. (이것도 추후 언제 소개를...) 아울러 헨리는 자라면서, 점차 낯선 곳에 대한 적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미국 생활에 익숙해졌다. 미국에 살고 일년 좀 지나서 친한 예전 직장 동료로부터 연락이 왔고 보고서 영문 번역 작업을 부탁받았다. 그 회사는 번역팀이 따로 있고 영어가 네이티브인 직원도 팀에 많지만, 그땐 회사 전체.. 2020. 8. 9.
비긴 어게인 2 뒤늦은 시청 중 & 음악 공유 드라마 정주행의 미국식 표현이 Binge-Watching이다. TV 드라마 여러 편을 줄기차게 이어서 볼 때 쓰는데,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제는 지겨워질 만큼 Binge-watching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우리 가족은 그동안 관심을 갖지 않아 잘 보지 못했던 한국 드라마를 이 시기에 다소 섭렵했다. 문제는 그 첫 단추를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의 완벽한 연기 조합과 다음 회를 바로 보지 않고는 못 견디게 만든 탄탄한 시나리오를 가졌던 드라마 "시그널"로 여는 바람에 너무 눈이 높아져 버린 것이다. 난 한국에서도 드라마를 많이 좋아하지는 않았고 그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예컨대, 이종석이 주연인 드라마, 너목들, 당잠사, W, 등등 ㅋㅋ )에만 가끔 빠지는 타입이다. 반면 신랑은 로맨틱 드라마를.. 2020. 8. 7.
스타일리쉬하고파, 운동복 말고 평상복! 아들이 미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기 시작하고 처음 한 두 달간은 학교 로비에서 헨리를 기다렸다. 그때 내 모습을 생각해보면, 미국인들이 나를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아 지금도 웃음이 나온다. 그때가 1월이었는데, 날씨는 좀 쌀쌀한 편이었지만 운전을 해야 하니 거추장스러운 두꺼운 복장은 아니었다. 그 당시 한국에서 회사를 12월까지 다니다가 미국으로 건너온 터라 내 복장이 매우 한국스러웠다는 것이다. 살다 보니 지금은 거의 꺼내 입을 일도 없이 클라짓(Closet: 한국 옷장과 달리 미국은 방에 작은 옷방이 딸려 있음)만 채우고 있는 재킷류를, 그것도 초등학생 애 픽업을 위해 학교에 입고 갔던 걸 지금 돌이켜보니, "쟨 뭐지?" 하는 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을 듯싶다. (3월쯤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기.. 2020. 7. 24.
잊혀졌던 싸이월드 사진첩 속 싱가폴 생활 얼마 전에 접했던 싸이월드 기사 생각이 나 뒤늦게 내 미니홈피를 백업받았다. 내 싸이월드는 십년 전쯤에 멈춰 있었는데, 마지막에 올려졌던 앨범은 잊고 살던 싱가폴 모습이었다. 2009년에서 2010년 초까지 잠깐 우리 가족은 싱가폴에 살았다. 그때 헨리는 24개월이 좀 넘었을 무렵이었다. 싱가폴로 온 가족이 나갔던 건, 육 개월 간 신랑과의 기러기 생활을 마친 뒤였다. 사실 우리 부부는 이때가 두 번째 기러기 생활이긴 했는데 (첫 번째도 언제 소개할 날이...), 처음과 달랐던 건 이번엔 아들이 있다는 점이었다. 당시 기러기 부부였던 시절, 신랑과 스카이프로 영상통화를 하던 때이다. 싸이월드를 백업받으려고 이것저것 들쳐보다 보니, 눈에 띄는 그때의 다이어리 내용이 있다. ------------------.. 2020. 7. 16.
농구대와의 사투, 의문의 2패! 얼마 전 드디어 기다리던 농구대가 배송되었다!! 그간 집 백야드에서 농구하던 아들은 간간히 집 앞 초등학교 농구대도 찾았지만, 점점 사람이 많아졌고 집에서 머물며 지내야 하는 이 생활이 예상보다 길 듯해 농구대를 한 달 전쯤 샀다. 사실 사는 것도 쉽지 않았다. 보통 이런 운동기구 등을 파는 아카데미(Academy:스포츠용품 전문매장)에 가니 예전에 동이 났다고 했고, 온라인을 뒤지니 원하던 사이즈의 농구대는 아예 품절이었다. 결국 며칠간 틈틈이 온라인을 뒤진 끝에 약간 작지만 비슷한 사이즈 농구대를 찾아 아마존에서 구입을 했다. 지인 말로는 Stay Home 명령 이후 제일 잘 팔려 사기 힘든 품목 중 하나가 자전거와 농구대였다고 하니, 그간 다들 이미 농구대를 사 갔었나 보다. 뒤늦게 산 게 다행이었.. 2020. 7. 13.
일주일 7번 떡볶이 먹기 아들의 성향 중 하나는 뭔가에 꽂히거나 그걸 자기가 좋아하면 질릴 때까지, 정말 끝까지 그 한 가지에 집중하며 계속한다든지 혹은 그것만 계속 먹는다든지 하는 게 있다. 다행히도 난 이런 아들의 성향대로 원하면 하고 싶은 대로 끝까지 하게 내버려 두는 성향의 엄마이다. 그걸 지켜보고 신랑이나 혹은 친정 엄마께선 날 "보살" 엄마라 하기도 한다. (아들도 종종 그걸 인정하는 편이다.^^) 최근 헨리가 꽂혀서, 그 간 미국에 와서 정말 많이도 만들었던 떡볶이를 이번엔 정확히 일주일 연속 매일매일 7번을 만들었다. 이젠 이런저런 음식이 다 지겨워지기도 해 새로운 시도로 치즈 떡볶이를 만들었더니 꽤나 맛있었다. 헨리는 맛있으면 먹다가 "와아~" 하는데, 탄성이 여러 번 나왔으니 정말 맛있기도 한 듯했다. (참고하.. 2020. 7. 11.
파뿌리와 블로그 블로그를 하다 보니, 글 쓰는 나름의 습관도 생겼다. 그 날의 포스팅은 가급적 오전에 하려는 편인데, 일을 할 때 좀 미리 하는 편이라 전날 써놓은 글을 오전에 마무리해 포스팅한다. 글 쓰는 작가도 아니면서, 처음엔 그 날 써서 당일 포스팅하려니 왠지 촉박하고 버겁게 느껴졌다. (일단 될 때까지는 1일 1포스팅 노력 중이다.) 블로그를 시작하니 옆에서 늘 책을 써보라던 신랑도, 부모님도 좋아하셨는데 특히 아버지는 가장 적극적 지원군이 되셨다. 내 글을 읽으시고 당신 생각도 보내주시고 종종 글감에 대한 피드백도 주셨다. 그래서 포스팅 글에 대해 아버지와 나누는 짤막한 카톡 대화가 또 다른 일상이 되었다. 블로그를 시작했다 하니, 멀리 사는 친구들도 좋아했다. 간간히 하던 페이스북이 있었지만 광고성 글로 가.. 2020. 7. 6.
우리집 강아지는 독립기념일을 싫어해! (불꽃놀이 문화) 이번 주말이면 미국인들에게 큰 축제 중 하나인 독립기념일 (Independece Day/July 4th: USA의 탄생일, 영국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날)이 돌아온다. 이 날은 미 전역에서 낮부터 퍼레이드, 콘서트 등이 펼쳐지고 밤이 되면 크고 작은 불꽃놀이로 밤하늘을 가득 채우는 날이기도 하다. 올해는 대규모 큰 행사가 취소되고 온라인(Virtual)으로 대체된다 하는데, 일부 행사는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도 그대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보통 불꽃놀이는 밤 9시경부터 시작하는데, 그보다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은 불꽃놀이 행사가 있는 거리를 꽉 채운다. 이 때에도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아웃도어 의자는 필수품이다. 하늘을 가리는 건물이 없는 명당자리는 이른 저녁부터 의자로 빼곡하고, 불꽃.. 2020. 6. 30.
마법천자문과 why책 (feat. 할아버지 사랑) 헨리 초등학교 때, 매달 헨리 앞으로 박스가 배달되었다. 다름 아닌 한국에 계신 외할아버지께서 보내주셨던 책꾸러미. 마법천자문은 아들 유치원 때 한참 유행이었는데, 한자를 모티브로 한 학습만화책이다. 한자 학습보다는 손오공이 악당을 물리치고 겨루는 스토리를 아들은 좋아했겠지만, 최근 48권까지인가 거의 끝까지 읽었다. 가끔 신간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려서, 헨리 외할아버지는 서점에 또 좋은 책이 있다며 "why"책도 골라 함께 보내주셨다. 마법천자문은 어떤 편은 반복해 읽곤 해 책이 다 너덜너덜해지기도 했고, why 시리즈 중 "사춘기와 성"과 "마술과학"은 헨리가 여러 번 읽었던 생각이 난다. 사실 우체국에 내는 배송비가 책값보다 더 비쌌겠지만 할아버지는 손자를 위해 서점에 들르고 신간이 나왔나 보고,.. 2020. 6. 24.
털사, 그곳의 기억 내일 털사(Tulsa) BOK center에서 열릴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 재선 캠페인 랠리로 뉴스가 떠들썩하다. 이미 1백 명쯤 신청했고, 내부에만 18,000명이 들어찰 예정이라 하니 이 시기 다들 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는 건 당연하다. 털사가 이렇게 뉴스거리가 되다니. 트럼프나 랠리보다 더 눈에 띄고 요즘 생각나는 털사는 내겐 익숙한 곳이다. 몇 년간 그곳에 살며 난 '미국'이란 나라에 대해 배우고 적응했다. 털사에서 우리가 살던 동네는 털사 남부였는데 동네 이웃들 대부분 백인이었다. 아들의 초등학교에는 Pre-K부터 5학년까지 각 학년당 약 100여 명이 있었다. 역시 거의 대부분 백인, 아시안이나 흑인은 우리 애 빼고 한 학년에 서너 명 있을까 말까 할 정도였다. Bruno Mars 공연을 했.. 2020. 6. 20.
한국에서 12년 간 영어를 배운다고? 여기서 태어난 한국애들은 한국어 구사가 능숙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부모가 집에서 한국어를 쓰더라도 보통 Pre-K (유치원 전 단계)인 서너 살부터 학교를 다니며 애들은 자연스럽게 영어가 더 편한 아이가 된다. 애가 크며 부모는 애 수준의 영어가 안되고, 애는 한국어를 잘 못해 단순한 얘기 말곤 서로 대화가 전혀 안 되는 경우도 주변에서 봤다. 다행히 우리 아들은 한국어가 능숙해 그런 염려는 없지만, 헨리는 커가며 뭔가 거슬리는 엄마의 발음을 지적한다. 특히 따라 하려 해도 네이티브처럼은 안 되는 R 발음은 알파벳에서 빼버리고 싶은 심정이다. 엄마는 너무 과하게 R발음을 굴린다며, 놀려대는 아들이 언제는 얄밉기까지 하다. 어느 날 헨리 6학년 때 Social Studies(소셜 스터디) 시간 세계의 지.. 2020. 6. 18.
아들의 주크박스 변천사 얼마 전 헨리가 이승철이 누구냐 묻는다. 엄마 어릴 적 가수인데 지금은 나이 많은 사람일걸 하니, 이 노래가 좋다며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듣는다. 어찌나 반갑고 듣기 좋던지. 내가 중학교 때 여름 방학, 아파트 단지 근처 화실이 새로 생겼다. 유명한 선생님이라 해 그곳으로 미술 학원을 옮겼고, 뭘 그렸는지 이런 건 생각도 안 나지만, 긴 생머리의 화실 선생님은 늘 라디오를 틀어놓으셨다는 게 기억난다. 낮에 주로 화실에 갔는데, 라디오 DJ도 프로그램명도 생각나지 않지만, 이젤 건너편에서 흘러오는 발라드 노래가 너무 좋았다. 그때가 내겐 아마도 소위 요즘 말하는 90년대 발라드에 푹 빠져들게 된 시발점이었고, 그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한국 가수는 김동률이다. 우리집에서 엄마/아빠가 틀어놓은 음악이 .. 2020. 6. 17.